유럽연합(EU)이 전 세계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해치는 요인으로 지목된 장외거래(OTC)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
미셸 바르니에 EU 역내시장ㆍ서비스산업 담당 집행위원은 15일 성명을 통해 장외 파생상품 시장을 무법천지의 미국 서부시대에 빗대어 '서부 변경지역(Wild West)'으로 규정하고 이 부문에 대한 규제 강화 입장을 밝혔다.
바르니에 집행위원은 "금융시장의 어떤 부분도 '서부 변경지역'에 머물 수는 없다"며 "장외 파생상품 시장에 대한 규제의 틀이 없었던 게 전 세계적 금융위기와 그로 인해 우리가 겪는, 엄청난 결과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전 세계적으로 복잡다기한 파생 금융상품의 90% 이상은 제도화한 장내가 아니라 금융회사 사이에 장외에서 사적으로 거래되며 그 규모만도 600조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
바르니에 집행위원은 "감독 당국이 그 시장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장외거래되는 파생상품 대부분이 등록돼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금융회사 사이의 거래가 아닌, 일반법인 사이의 거래는 등록이 면제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규제 방향을 제시했다.
집행위는 이러한 방향을 토대로 파생상품 시장의 투명성과 책임을 높일 수 있는 규제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르니에 집행위원은 이와 함께 현재 일부 회원국에서 개별적으로 시행하는 '공매도' 제한과 관련해 EU 차원에서 공매도를 규제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집행위는 장외거래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는 오는 2012년 말, 공매도에 대한 규제는 같은 해 7월1일 이전에 시행될 수 있도록 한다는 입장이지만, 개별 회원국 정부 및 유럽의회와의 협상 과정에 따라 시행이 앞당겨지거나 늦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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