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국제 금값이 근 3개월만에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자 금값의 향방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값이 추가상승할 수 있다는 견해와 고평가돼 있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1년간 국제 금 선물 가격 추이(출처:CNN머니) |
◇금값 또 사상 최고치…'정점' 멀었다
CNN머니는 이날 금값이 급등한 것은 최근 잇따라 불거진 악재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도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합의된 '바젤Ⅲ' 협약이 금융권에 대한 우려를 자아낸 데 이어 이날 일본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간 나오토 총리가 재선에 성공한 것이 대표적이다.
엔고 저지를 위한 외환시장 개입에 소극적이었던 간 총리가 경선에서 승리하자 이날 엔ㆍ달러 환율은 장중 한 때 82엔대까지 밀렸다. 금 주요 산지로 꼽히는 러시아의 금 생산량이 줄었다는 소식도 금값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필 플린 PFG베스트 선임 애널리스트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왜 금을 사느냐고 물으면 대답이 제각각일 것"이라며 "그들은 달러 약세나 은행권에 대한 불안감, 세계 금융시스템 붕괴 우려 등 다양한 이유를 대며 금을 산다고 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CNN머니는 그러나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금값은 아직 과거의 정점에도 이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금 선물 가격은 1980년 1월 온스당 825.50 달러까지 치솟았는데 이를 현재의 달러 가치로 환산하면 2163.62 달러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금값 '고평가' 견해 확산…투자손실 우려
하지만 상당수 투자자들은 금값이 고평가 돼 있다며 투자 손실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가 이날 낸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운용자산이 5790억 달러에 이르는 전 세계 펀드매니저 215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19%가 금값이 고평가 돼 있다는 데 공감했다. 이는 지난달 같은 조사 때보다 7%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비관론자들은 금이 고정된 수익을 돌려주는 것도 아니며 금을 현금화하면 결국 통화 가치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완벽한 투자처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금이 돈을 찍어 경기를 부양하는 데 대한 헤지수단이 될 수 없다는 얘기다.
한편 응답자의 3분의 2는 금과 함께 안전자산으로 꼽히고 있는 채권도 고평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 한 달 간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채권 비중을 평균 23%에서 15%로 낮췄다.
펀드매니저들은 대신 최근 현금 비중을 한 달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또 펀드 매니저 8명 중 3명은 주식시장이 저평가 돼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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