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6개국) 은행들이 최근 6개월래 가장 빠른 속도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 딜로직 자료를 인용, 유로존 은행들이 지난주 205억 유로를 조달했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액수로 시장에서는 유로존 은행들이 이번주에도 비슷한 수준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FT는 산탄데르 계열의 애비내셔널, BNP파리바, 유니크레딧, 바네스토, 방코포폴라레, 로이드뱅킹그룹 등이 최근 자본조달을 위해 은행채 발행을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들이 이달 들어 은행채 발행을 본격화한 것은 통상 채권시장이 냉각되는 12월을 3개월 앞둔 9월에는 자금조달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또 지난 5~6월 불거진 유로존 재정위기로 급격히 얼어붙은 은행채시장에서 한발짝 물러나 있던 은행들이 여름 휴가철 종료와 함께 다시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바젤위원회의 은행 자기자본비율 상향조정 움직임도 영향을 미쳤다. 바젤위원회는 전날 '바젤 Ⅲ' 협약의 은행 자기자본비율을 현행 4%에서 7%로 높여잡았다. FT는 이를 반영하듯 지난주에는 상재적으로 재무 건전성이 취약한 유로존의 중소형 은행들의 자금조달이 활발했다고 지적했다.
이달 들어 은행들의 자본조달 수요가 대거 몰리자 일각에서는 일부 은행들의 차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아일랜드 은행권의 경우 이달 안에 빚으로 돌려막아야 할 부채가 250억 유로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아일랜드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아일랜드가 수주 안에 채권시장에서 자금조달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모든 은행들이 채권시장에 진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크리스 터피 크레디트스위스 유럽지역 채권 부문 공동 대표는 "각국 대형 은행들 사이에 여전히 자본조달 수요가 커 투자자들의 관심도 그 쪽으로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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