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외펀드, 상반기 투자규모 또 감소… “세금 혜택? 글쎄…”

2010-09-1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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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해림 기자) 올해부터 해외펀드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폐지돼 역외펀드로 관심이 쏠렸지만 역외펀드 판매규모는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 혜택 자체가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역외펀드 판매규모는 월평균 1조6142억원이었다. 지난 2006년 월평균 9조2732억원에서 2007년 12조4043억원으로 증가했지만 2008년 4조4593억원, 2009년 1조8661억원에서 꾸준히 줄었다.

역외펀드(off-shore fund)란 국내에서 설정돼 외국에 투자하는 일반 해외펀드(역내펀드, on-shore fund)와 달리 한국 이외의 국가에서 만들어지고 운용되는 펀드를 말한다. 국내법을 적용받지 않고 달러, 유로화 등 외화를 기준통화로 삼는 것이 특징이다.

정부는 2007년 6월 1일부터 2009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해외주식형펀드에 대한 비과세 조치를 단행했다. 해외투자 증가와 원화가치 안정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됐기 때문이다.

조병준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2006년 코스피는 보합권 등락을 거듭하면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인 반면 중국 증시는 150% 가까이 급등해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 중국을 비롯한 브릭스(BRICs)에 대해 해외 펀드투자 열풍이 불었다”며 “해외주식형펀드에 대한 비과세 혜택은 국내투자자의 해외주식투자 수요와 정책당국의 원화가치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가 맞물리면서 진행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역외펀드는 연간결산이 없어 투자자가 환매할 때 발생이익에 대한 세금을 전액 납부한다”며 “반면 역내펀드는 해당 집합투자기구의 설정일부터 매년 1회 이상 결산ㆍ분배하도록 돼있어 펀드를 결산할 때마다 1년간 발생이익에 대해 결산 후 세금을 납부하고 재투자되기 때문에 결산 이후 기준가격이 하락할 경우 이익대비 세금을 과다 납부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역외펀드의 판매규모가 여전히 부진한 것은 역내펀드만의 차별성이 특별히 부각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박현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역내펀드에만 세제혜택을 줬다 하더라도 역외펀드 수익률과 포트폴리오가 월등히 좋다면 역외펀드에 투자가 집중될 것”이라며 “비과세 혜택이 종료되니 역외펀드 운용사들이 ‘글로벌’을 강조하며 마케팅에 나서고 있지만 차별화된 특징을 찾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역외펀드의 환노출 특징과 비과세 폐지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보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환노출 선택 투자가 가능한 역외펀드를 유학이나 해외 거주 등 해외 자산 취득 수요가 큰 투자자들에게 유용할 것이라는 평가가 있지만 그 규모는 미미할 뿐 아니라 최근에는 역내펀드도 환헤지와 환노출 모두 선택할 수 있어 정보를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역내펀드에 대한 투자가 활발한 것”이라며 “배당소득은 15.4%의 세율로 원천징수되는데 펀드 수익률이 1%라면 그에 해당하는 세금은 위험을 무릅쓰고 역외펀드에 가입해야 할만큼 큰 액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월과 8월 투자자들이 펀드 판매사를 상대로 낸 역외펀드와 선물환 계약 관련 소송에서 모두 원고패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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