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강남여성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성영모
올여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무더운 날씨에 과도한 냉방기를 가동한 탓일까 유난히 여름 감기환자를 많이 보게 된다. 특히 지난주부터 잦은 비와 태풍으로 날씨가 서늘해지면서 감기 환자 수가 더 늘어난 듯 하다.
감기 환자가 늘어나는 때가 되면 임산부들에게 흔히 받게 되는 질문이 바로 '독감 예방 주사를 맞아도 될까요?'라’는 것이다. 특히 작년말부터 신종플루에 대한 위험성이 심각하게 번져가면서 임신부들의 걱정과 백신 접종의 안정성에 대한 불안은 더 높아졌고, 최근 일본의 슈퍼박테리아에 대한 언론 보도가 계속 이어지면서 이러한 걱정과 불안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예방접종은 전염성 질환 발생의 예방을 위해 미생물의 병원성을 죽이거나 약하게 하여 사람에게 투여하는 것으로, 인플루엔자, 파상풍-디프테리아, B형간염, 수두, 홍역/볼거리/풍진 등의 다양한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준다. 여성들의 경우 산전 검사를 통해 기본적으로 풍진과 B형 간염 항체 여부를 확인해 예방접종을 권하고 있으며, 인플루엔자 접종도 미리 정기적으로 접종해 두는 것이 좋다. 간혹 임신인줄 모르는 상태에서 예방접종을 받아 걱정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되는데, 거의 대부분의 경우 태아에 위협이 될 확률은 극히 낮은 편이며 오히려 임신 중 접종으로 태아까지 함께 항체가 형성되는 이점도 있다.
물론 예방접종의 부작용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부작용의 위험은 어느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으며, 그 정도의 차이 역시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임신중이라고 하여 무조건적으로 예방접종을 피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예방접종 전 자신의 건강상태를 전문의 진료를 통해 진단 받은 후 접종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접종 후에도 휴식과 안정을 취하며 몸 상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방접종을 하지 않아 질병에 걸렸을 때의 위험성과 예방접종으로 인해 부작용이 생겼을 때의 위험성은 두가지 모두 동일할 것이다. 예방접종을 하느냐 마느냐는 물론 자신의 최종 선택이겠지만 백신에 대한 불신만으로 예방접종을 거부하는 것 역시 100% 안심할 수는 없는 것이기에 그만큼 철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