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해림 기자) 중국이 미국 채권 비율을 줄이고 한국과 일본의 채권 비중을 늘리고 있지만 외환 보유고 다변화 속도는 예상보다 완만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중국이 미국 채권 비중을 낮춰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감소폭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미국 재무부가 매월 발표하는 증권투자 자금흐름 자료를 보면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잔액은 2009년 7월 9399억달러에서 올해 6월 8437억달러로 962억달러를 줄였다”며 “5~6월 중 600억달러 가까이 미국 장단기 국채를 매도해 지난 6월 기준으로 1년간 미 달러화 자산 비중이 전년동기대비 69%에서 57%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 말했다.
다만 우회지역 투자 등을 감안하면 미 달러화 비중의 감소폭은 예상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
안 연구원은 “중국 국적 명의로는 국채 외 여타 자산을 포함한 미 달러화 비중이 2009년 6월말 1.46조 달러에서 613억 달러 줄었지만 영국이나 홍콩 등 우회투자를 통해 1350~1910억달러 내외의 투자를 늘려 올해 6월말 현재 전체적인 미국 자산은 1.6조~1.66조 달러로 실질적인 미 달러화 비중은 65~67%로 소폭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의 채권 비중을 늘리고는 있지만 그 비중은 아직 크지 않은 것으로 보여 전문가들은 중국의 외환 보유고 다변화 속도가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문정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중국의 일본 채권 매입은 2007~2008년에는 2000~3000억엔 정도 사들이다가 올해 상반기만 1조2000억엔을 사들였고, 우리나라 채권 비중도 2009년 7월까지는 거의 미미하다가 8월 이후로 매달 300~500억원씩 사들이고 있지만 아시아 채권에 대한 전체적 비중은 미미한 상황”이라며 “중국 전체 외환보유고가 2조4000억달러 정도인데 그 가운데 60%는 여전히 미국과 유럽 비중이고, 아시아 채권에 대한 비중은 2000억 달러 수준에 그쳐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 보유고의 다변화와 안전자산 보유 확대, 아시아 통화 강세에 대한 확신 등으로 중국의 아시아 채권 매입에 대한 비중 자체는 지금 당장 크지 않지만 관심도는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연구원은 “과거 10년간 미국 재무부가 발표하는 월별ㆍ연간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실제 미국 자산 보유액은 월별 수치보다 14~18% 많았고, 최근 1년간 영국ㆍ홍콩을 통한 대미투자가 이례적으로 증가했던 점으로 미루어 보아 최근 중국의 대미자산 축소로 인한 국제금융시장의 우려는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다만 중국 포함 여타 해외국가들의 대미투자 움직임에 여전히 많은 돌발 이벤트가 발생할 수 있음을 유의해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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