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국내 은행들이 글로벌 50위권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인수·합병(M&A)이 불가피하지만 국내 은행 간 합병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9일 '세계 50대 은행의 국가별 분포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국내 경제에 미치는 독과점 폐해를 막고 업무다각화 등을 고려하면 해외 은행과의 합병을 통한 대형화가 바람직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기준 전세계 50대 은행을 비교한 결과 국내총생산(GDP) 규모 상위 20개국 중(기본자본 기준) 50대 은행이 없는 국가는 한국(GDP 순위 15위)과 인도(11위)·멕시코(14위)·터키(17위)·인도네시아(18위) 등 5개 뿐이었다.
국내의 경우 1위 은행의 기본자본 및 자산 규모가 글로벌 50위 은행의 약 60% 수준에 불과해 자생적으로는 당분간 50대 은행 진입이 어려울 전망이다.
우리금융지주나 외환은행이 국내 은행에 매각될 경우에는 글로벌 50위권에 근접하는 은행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다만 국내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유럽 은행들이 해외은행과의 합병을 통하여 대형화된 사례로 참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으로 스페인 산탄데르 은행의 경우 자산 기준 세계 14위이고 총자산 규모가 스페인 GDP와 맞먹지만 국내시장 점유율은 16%에 불과해 국내시장에 미치는 부작용은 크지 않았다.
또 GDP 규모 상위 20위권 밖으로 비교적 경제 규모가 작은 스웨덴(22위)과 덴마크(31위)도 50대 은행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연구소는 대형은행의 탄생이 각국의 육성 및 규제 정책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일본·유럽 등의 은행들은 대부분 자생적 성장보다 M&A를 통해 대형화됐으며, 특히 독과점 폐해 방지 및 업무 다각화를 위해 해외 은행과 합병을 통해 대형화된 사례가 많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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