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흥국 채권형 펀드는 연초 이후 7.18%의 수익률(8일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이 5.59%, 해외주식형이 0.13%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성과다.
개별 상품별 중에는 하이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하이이머징마켓본드증권투자신탁 1[채권-재간접형]C-B’가 연초이후 10.13% 수익률로 최상위를 차지했다. 이 펀드는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신흥국 채권형 펀드에 50%이상을 투자하는 재간접 상품이다.
다음으로 신한BNPP의 ‘신한BNPP신흥시장로컬채권증권자투자신탁1호[채권-재간접형](종류A)’가 7.48%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상품은 신흥국(라틴아메리카 동남아시아 동유럽 아프리카 등) 현지 통화표시 채권 펀드에 선별 투자한다.
특히 ‘피델리티이머징마켓증권자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C)’는 올해 펀드 환매세에도 연초이후 1861억원의 자금을 끌어 모았다. 이 상품은 올해 5월에 설정된 것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인기다.
이동수 피델리티자산운용 펀드연구원은 “하이일드 채권펀드가 설정 후 수익률이 20%를 넘어가며 환매세로 전환된 6월 이후 이머징마켓 채권펀드로 기존펀드의 환매자금 및 신규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해외 채권형 펀드에 본격적으로 돈이 몰린 건 지난 8월부터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6일까지 해외 채권형 펀드로 들어온 자금 7829억원 가운데 27.9%인 2186억원이 8월 한 달간 유입됐다.
이러한 인기는 절대적인 금리 수준이 높기 때문이다. 이머징마켓 채권지수(JP모간 이머징마켓 채권지수)는 과거 10년간 2008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달성했다. 또한 플러스를 달성한 9년 가운데 6년은 연간 수익률이 10% 이상을 달성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론'이 재부상하면서 다시 금리 인하 움직임이 시작되면 이로 인한 유통수익(자본차익)까지 얻을 수 있다는 기대도 커졌다.
이에 운용사들은 저마다 신흥국 채권형 펀드를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JP모간자산운용은 'JP모간 이머징마켓 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을 지난 7일 출시했다. 이 상품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브라질, 러시아, 멕시코 및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가들의 국채 및 정부채 등에 분산 투자한다.
또 블랙록자산운용은 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홍콩 등 아시아국가의 국채 및 회사채에 투자하는 ‘블랙록 아시아 타이거 증권 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H)’를 지난 8일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전문가들도 '신흥국 채권형 펀드'가 현시점에서 가장 매력적인 투자 수단 중 하나라고 말했다. 선진국 채권보다 수익률이 좋고 하이일드 채권보다는 안전하다는 특성을 이유로 제시했다.
환율 역시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에 출시된 해외 채권형 펀드는 원화로 가입하면 이를 미국 달러로 환전한 뒤 다시 최종적으로 투자하는 국가 현지 통화로 바꿔 투자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이때 원화를 미국 달러로 바꿀 때 발생하는 위험은 헤지를 할지 안 할지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지만 해당국 통화는 헤지를 하지 않는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달러화 약세가 예상되는 만큼 신흥국 채권 투자로 환차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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