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은정 기자) 상반기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기업들이 20만~30만원대의 고가의 추석 선물세트를 많이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비자들은 이상저온과 잦은 비, 태풍 피해 등으로 가격이 급등한 청과류 대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곶감세트나 냉동식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백화점들이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진행한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 집계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특히 가격이 저렴해진 한우 매출이 급증한 반면 장마와 태풍으로 작황이 안좋은 배, 사과 등 과일 선물세트의 판매량은 작년보다 크게 줄은 것으로 집계됐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이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전국 점포에서 추석선물을 예약판매한 결과,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14.6%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20만~30만원대 고각의 정육.갈비 선물세트와 굴비 선물세트 매출이 각각 작년 동기 대비 17.2%, 23.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은 "상반기 실적 호조를 보인 법인고객(기업)의 씀씀이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대백화점의 예약판매 매출 신장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작년 동기 대비 전체 13.3% 신장했다.
이중 한우 매출이 30.4% 늘었고, 굴비와 홍삼이 각각 16.1%, 12%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한 반면 과일 선물세트 판매량은 5.9%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백화점에서는 명절에 쓰임새가 다양한 혼합형 선물세트의 판매 증가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생선 선물세트 중 '굴비+옥돔', '굴비+갈치', '갈치+옥돔', '꽃게+대하' 등 혼합형 선물세트의 매출은 무려 308%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기업 고객이 30만원 이상의 고가 선물세트를 한꺼번에 20~300개씩 대량 구매하면서 작년보다 21.6% 신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세계백화점은 예약판매물량 중 수산물이 작년 동기 대비 무려 489.4%나 늘어 최고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20만원대의 갈치 세트, 30만원대의 굴비, 멸치 세트 등의 판매량이 늘었고, 특히 35만원짜리 명품 '죽방 멸치' 세트는 전체 준비 물량 250세트 중 166세트가 판매됐다.
이밖에도 홍삼과 수삼을 비롯해 비타민, 플랙스오일 등 건강식품 선물세트는 올해도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며 작년 대비 35%의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과일은 가격상승 여파로 작년보다 매출이 3.1% 준 반면 대체 품목으로 10만원대의 곶감에 고객들이 몰렸다.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곶감이나 냉동갈비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닷컴은 지난달 24일부터 시작된 '추석선물대전' 중간집계 결과, 지난 7일까지 최근 일주일간 냉동 갈비 매출은 지난 추석 행사 당시보다 40%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곶감과 굴비의 매출도 각각 18%와 20% 상승했다.
롯데닷컴 웰빙팀 정지웅 매니저는 "과일 출하량 급감과 가격 폭등에 따라 비슷한 가격이면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갈비 세트를 구입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며 "특히 이번 추석은 예년에 비해 더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냉동 배송되는 갈비와 굴비, 곶감 선물세트에 대한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
롯데닷컴은 15일까지 '추석선물대전'을 실시해 이들 냉동식품세트를 최대 40%까지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CJ몰에서도 지난 한 주간 굴비, 간고등어, 킹크랩 등 냉동 수산물의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22% 상승했으며 갈비찜, LA갈비 같은 냉동 육류제품의 매출 역시 14% 가량 올랐다.
AK몰의 최근 일주일 간 냉동 식품 관련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78%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역시 기존의 과일 세트 대신 냉동 과일 제품도 인기를 얻고 있다.
G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는 딸기, 블루베리, 아이스 홍시 등 냉동 과일 제품은 같은 기간 전년 대비 20% 증가했으며 현재 판매 중인 '유기농 아이스딸기 4kg'(2만 9800원), '아이스홍시 24입'(1만 5000원) 등도 인기를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일 값 상승에 따라 전통적인 인기 선물세트였던 과일세트 관련 수요가 냉동선물세트제품으로 몰렸다"며 "이러한 추세는 올 추석 연휴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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