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SK병원 심영기 원장 | ||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4년 전 독일월드컵 당시 대표팀 조재진 선수의 다리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당시 조재진 선수의 다리는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아 혈관이 심하게 불거져 있는 상태였음에도 불구, 수술을 미루고 시합에 임해 많은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정맥류는 핀막이 망가져 혈관이 혈류가 제대로 올라가지 않고 흘러내리게 되는 현상으로 판막의 손상으로 인해 피부 바로 아래의 표재정맥이 돌출되고 정맥류가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우리나라 성인의 4~15%에서 나타날 정도로 이젠 낯설지 않은 질환인 하지정맥류의 주요 원인으로는 호르몬과 직업, 유전적 요인이 꼽힌다.
임신, 출산, 월경 등 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는 여성의 하지정맥류가 남성보다 3배 이상 많고 약사, 점원 등 오래 서서 근무하는 직업군도 하지정맥류의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
특히 유전적인 요인도 무시하지 못해 부모에게 정맥류가 있는 경우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이 27%에 이른다.
연세SK병원 심영기 원장은 하지정맥류 초기에는 모세혈관 확장증과 같은 미세한 변화만이 감지되지만 갈수록 도드라지는 정맥의 굵기가 굵어지며 급기야는 괴사 후 썩어 들어간다며 자신의 정맥이 남들보다 유난히 꼬불꼬불하거나 튀어나온 경우는 정맥류를 의심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정맥류는 정맥이 불거지는 것을 제외하고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흔히 피로감이나 중압감, 다리가 땡기는 듯한 견인감(牽引感)이 나타나게 된다.
심 원장은 △평소보다 다리가 무겁거나 쉽게 피곤해 지는 경우 △쥐가 잘 나고 자주 붓는 경우 △혈관이 꼬불꼬불하거나 튀어나와 있으며 다리를 올리고 있으면 편안해지는 경우 중 4가지 이상이 해당되면 정밀 검사를 받아볼 것을 당부했다.
흔히 하지정맥류는 치료 후 쉽게 재발하거나 대수술이라는 인식이 있어 특히 남성들의 경우 치료나 수술을 미루다가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경증일 경우에는 탄력섬유로 만든 정맥류 압박스타킹을 착용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또 혈관경화요법으로 혈관 내 정맥주사를 주사하고 이후 늘어난 혈관을 제거하고 판막을 치료하게 되는데 이때 혈관 내 레이저 요법 ELVT(Endo Venous Laser Therapy)나 고주파요법(VNUS), 냉동으로 혈관을 오그라뜨려 치료하며 증상이 많이 진행됐을 경우에는 전통적인 수술 방법을 시술하게 된다.
심 원장은 "최근 하지정맥류에 대한 환자들의 관심이 늘면서 국내 하지정맥류의 치료양태가 선진국 형태로 변모해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제때 검사를 하지 않아 초기치료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며 조기진단 및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수시로 장딴지 근육을 수축-이완 시켜주고 계단 오르내리기나 쪼그려 뛰기, 앉았다 일어나기 등 운동으로 신체 내 혈액순환을 증진시켜 고여 있는 정맥혈을 순환시켜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