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시장의 기대 수익률은 1980년 이후 평균 16.1%, 중간값 기준 14.6%(이상 전년대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3일 코스피 종가(1780.02) 기준 수익률은 지난해 말 대비 5.8%를 기록 중이다.
수익률을 굳이 언급한 것은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연간 기대수익률에 대한 기준을 잊은 채 주식에 대한 위험 회피 움직임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손실에 따른 공포에 대한 고통 회피는 원금 회복과 더불어 개인 중심의 자금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한 심리적 두려움도 투자보다는 현재의 자산을 지키고자 하는 보수적 심리를 북돋고 있다.
어떤 자산이든 만인의 관심이 집중되면 2분기 또는 3분기 후에 고점을 기록하고 이후 조정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이는 주식뿐 아니라 모든 투자자산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현재 다수가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지분을 나누어 가지고 있는지, 아니면 소수의 투자자에게 지분이 집중돼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올 들어 지난 3일까지 국내 개인투자자는 1조6306억원, 일반 투자자의 대리인인 투신은 9조8202억원을 각각 매도했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는 8조3102억원, 연기금은 5조7958억원, 보험은 1조3923억원을 각각 매수했다.
이같은 매매 흐름은 현재 주식시장에서 소수의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모으는 사이 다수의 군중은 이중경기침체(더블딥)처럼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과도하게 반영하며 위험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하지만 9월은 미국과 중국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중국의 경우 중추절과 10월 공산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긴축에 대한 강도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현실화할 전망이다. 이는 글로벌 경기확장 모멘텀 둔화라는 '트라우마(Trauma)'를 극복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수급측면에서는 중국 내 주식시장의 대규모 기업공개(IPO) 바람이 마무리 국면에 진입했다는 기대가 아시아 주식시장에 긍정적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미국에서는 이달 안에 경기친화적인 정책이 드러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경기친화적인 정책인 '2011년 예산안'과 11월 2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포괄이민법 개정' 논의 등이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정책당국이 통화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유지해온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에 대한 규제 완화로 부동산 가격의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약화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서유럽은 지난달과 이달 초 경기친화적인 유동성 공급확대 정책에 대한 정책공조를 강화하기도 했다. 이를 종합해볼 때 8월까지 진행된 글로벌 채권시장의 버블이 중요 변곡점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 채권시장 랠리를 유인한 변수들의 변화는 자산배분에 있어 채권대비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를 확대시킬 것이다.
주식시장 상승을 억제한 변수가 증시 우호적인 변수로 변화되고 있는 만큼 다음달까지는 주식 비중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경기확장 모멘텀과 수급의 조화로 그간 억눌렸던 증시의 박스권 상향과 2000포인트대 재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운선 LIG투자증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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