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급매물이 다 사라졌어요. 집주인들이 가격이 오르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어요. 반대로 아직까지 사겠다는 분위기도 없어요. 매수자나 매도자 모두 일단 지켜보자는 심산인거죠." (서울 강남구 대치동 현대공인중개사무소 사장)
8·29대책이 발표된 지 1주일이 지난 9월 첫째주 주말(지난 3~5일).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문의 전화만 쇄도할 뿐 대책에 따른 기대심리가 아직까지 거래성사로 이어지진 않는 분위기다.
매수자나 매도자 모두 관망세로 일관하고 있어서다. 양측이 동상이몽에 빠지면서 부동산시장은 새로운 양상을 맞고 있다. 바로 호가와 전세가 동반 상승이다.
매수자는 집값이 내년 중반부터는 더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 속에 두고 보자는 쪽이고, 매도자는 거래가 활발해져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 관망만 하고 있다. 양쪽이 서로 다른 꿈에 젖은 채 일단 지켜보기만 하는 분위기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현주부동산 사장은 "집주인들이 가격을 올려 부르고 있는 반면 수요자들은 서둘러 집을 사겠다는 마음이 없어 보인다"며 "이로 인해 시세가 어떻다고 말하기도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하락세는 분명 그쳤다"며 "본격적인 이사철에 들면 전세수요자도 매매로 돌아서고,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반면 전세가격은 상승하는 분위기다. 30~40대 젊은층이 내집마련을 꺼리면서 수도권 역세권 소형 아파트 전세를 선호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가을이사철이라는 계절적 수요가 더해져 전세가격은 상승 분위기다.
강남구 대치동 대치현대아파트는 전용 59㎡가 전세가 2억9000만~3억1000만원으로 8월에 비해 2000만원 정도 올랐다.
영등포구 당산동 강변래미안 아파트 전용 55㎡는 2억1000만~2억2000만원으로 일주일새 전세가격이 1000만원 올랐다. 소형 전세매물은 오전에 나오면 오후에 계약이 성사될 정도라고 인근 중개업소들은 전했다.
신규 분양시장도 아직까지 한산하기는 마찬가지다. 분양시장의 경우 직접적인 규제완화 혜택이 거의 없다보니 여전히 한산한 분위기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분양팀장은 "분양시장은 수도권 미분양 양도소득세 완화 같은 조치가 이번 대책에서 빠져 직접적인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다만 기존 아파트 시장의 분위기가 바뀌면 분양시장도 덩달아 활기를 되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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