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경진 기자) 미국을 방문한 위성락 외교통상부 평화교섭본부장이 3일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과 한반도 문제를 협의할 예정인 가운데 미국은 북한의 태도를 보고 제재 문제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이날 “북한이 앞으로 수 주간(coming weeks) 어떤 행동을 보이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우리의 대응은 북한의 행동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우리와 좀 더 건설적으로 대화할 자세를 보인다면, 우리는 북한의 행동을 평가해 본 뒤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먼저 태도변화를 보일 경우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대북 추가제재 등이 당초 예정보다 완화되거나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대화 국면으로 바뀔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크롤리 차관보는 북한이 선행해야할 구체적인 행동을 묻는 질문에 대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도발적인 행동을 중단하고, 2005년 (9·19) 성명에 따른 약속 등을 이행해야 할 것”이라면서 “북한은 천안함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금까지 지지 않고 있다”고 말해 북한의 사과를 우회적으로 요구했다.
그는 또 “올해 봄까지만 해도 우리가 하려고 했던 일들(6자회담 재개)이 있었으나,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그런 행동을 추구할 수 없게 됐었다”며 “우리는 당시의 시점으로 되돌아갈 용의가 있으나 이는 북한의 행동변화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방미 중인 중국의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가 이날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과의 회담에서 북·미간 고위급회담 개최를 제안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지만, “6자회담 프로세스 내에는 분명히 양자간 토론의 기회도 있다”고 밝혀 북·미 접촉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그는 중국의 역할론과 관련해서는 “중국은 특별한 책임을 지닌 국가로 6자회담 프로세스 내에서 리더역할을 해왔다”며 “북한이 보다 더 건설적인 참가자가 되도록 독려하는데 특별하고도 중심적인 역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우 대표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 성 김 북핵특사와도 만나 지난주 열린 북.중 정상회담의 내용을 설명하고,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 필요성을 거듭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3일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과 회담을 갖고 6자회담 재개와 대북제재 이행 문제 등을 조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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