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중동평화 중매자로 나서

2010-09-0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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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총리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등 중동 평화협상 당사자들을 워싱턴으로 불러 모았다. 

각국 정상들과 개별적으로 회동을 가지면서 중동평화 협상을 중재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따로 만났고,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와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도 면담을 가졌다고 AP통신등 주요외신이 보도했다.

이들 다섯 정상은 오바마 대통령 주재로 진행되는 공식 만찬에 참석한 뒤 2일부터 네타냐후와 압바스 간 면담을 시작으로 평화협상을 본격적으로 재개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직접 협상에 나서는 것은 2008년 12월 가자지구 전쟁으로 양측의 협상이 전면 중단된 이후 1년8개월 만이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요르단강 서안에서 여행 중이던 차량에 팔레스타인 괴한이 총격을 가해 이스라엘인 4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 테러행위로 협상이 방해받는 것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시했다.

그는 "평화보다 파괴를 추구하는 극단주의자와 거부주의자(rejectionist)들이 있다"며 "우리는 이 같은 테러에 맞설 것이고, 하마스 등 이처럼 악랄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에게 테러가 우리를 멈추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공격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소행으로, 하마스는 공격과 함께 이번 회담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하고 앞으로도 공격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도 이날 오바마 대통령 등 협상 당사국 정상 4명과 만난 뒤 "평화로 가는 길을 테러분자들이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평화의 동반자"로 지칭하고 "오늘 여기에 온 목적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 주민들이 평화와 안보, 존엄 속에서 살 수 있도록 역사적인 타협을 이루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정부 당국자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측이 최소한 다음 직접 협상의 일정에 대해서는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측의 다음 직접협상은 이달 둘째 주께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어 이달 말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번외회담(사이드라인)' 형식으로 오바마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압바스 수반의 만남이 이뤄질 전망이다. 최종목표는 1년 내 평화협정 체결이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측은 이스라엘이 이달 26일로 끝나는 요르단강 서안 유대인 정착촌 건립 유예를 연장하지 않으면 회담이 시작과 동시에 실패할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회동에서 정착촌 건설 유예기간을 연장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반면 압바스 팔레스타인 수반은 이스라엘이 진행하는 정착촌 건설활동 일체를 동결하라고 공식적으로 요구하며 협상의 앞길이 만만찮을 것임을 예고했다.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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