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비엮기 봉쇄?"… KB카드 약관 개정에 체리피커 '긴장'

2010-09-0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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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 "기본연회비 청구 방식에 '카드별로'라는 말을 굳이 집어넣은걸 보면 좀 이상한 생각이 드네요. 나중에 연회비 다 내라고 하는건 아닌지 조금 걱정이 되네요."(ID 숑*)

"약관을 미리 손 보는 듯. KB카드가 굴비를 막아 버리고 기본연회비도 카드별로 따로 징수하면 KB카드를 쓸 이유가 있을까?"(ID 월야**)

KB카드 체리피커(신포도 대신 체리만 골라먹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신용카드사의 혜택은 많이 누리면서 사용 실적은 높지 않은 고객)들이 긴장하고 있다.


기존에 회원별로 기본연회비를 통합 청구했던 KB카드가 약관을 변경하면서 '체리피킹'을 봉쇄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 때문이다.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카드는 최근 개인회원 약관을 변경하면서 연회비 관련 조항에 '기본연회비는 회원별 혹은 카드별로, 제휴연회비는 카드별로 청구'된다는 내용을 삽입했다.

이 때문에 체리피커들은 KB카드의 연회비 정책이 바뀌는 것 아닌가 불안해 하고 있다.

KB카드는 카드사 중 유일하게 고객이 보유한 카드와 상관없이 기본 연회비를 통합 청구하고 있다. KB카드는 고객이 여러 장의 카드를 보유하고 있을 때 한 장의 카드 기본 연회비만 청구한다. 만약 여러 장의 카드 중 하나의 카드가 연회비 면제 조건을 충족하면 모든 카드의 기본 연회비도 면제된다.

체리피커들은 이같은 정책을 활용해 KB 포인트파크 카드처럼 연회비가 싼 카드를 우선 발급 받고 카드 발급시 지급되는 포인트로 연회비를 결제한다. 이어 이마트에서 한번만 사용해도 다음해 연회비가 면제되는 이마트 KB카드 등을 통해 연회비 면제 조건을 충족한 뒤 잇따라 여러 장의 카드를 발급 받고 있다. 카드 할인 혜택에 따라 가맹점별로 서로 다른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다. 체리피커들은 이를 '굴비엮기'라고 부른다.

카드업계는 KB카드의 약관 변경에는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지만 내년 초 카드사를 분사하더라도 이같은 정책을 계속 유지할지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KB카드의 약관 변경은 회원 권익 향상을 위해 카드사와 금융당국이 함께 만든 표준 약관을 단순히 KB카드에 적용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하지만 KB카드가 분사 작업에 착수하면서 수익성 향상을 위해서 당연히 현행 연회비 정책에 대해서도 재검토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KB금융지주는 카드사가 분사하더라도 수익성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기존 정책을 변경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KB금융 관계자는 "KB카드는 카드업계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카드사 중 하나"라며 "현재 수수료 체계나 연회비 체계는 이미 오랜 시간 동안 충분히 검증돼온 정책이기 때문에 분사한다고 섣불리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dk@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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