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통계청 긴급 복지사각지대 '6대 폴리슈머' 선정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아내와 사별하거나 이혼한 뒤 아이들을 혼자 키우며 살아가는 남자. 이를 일컬어 '싱글대디'라고 한다.
최근 지상파 방송사가 싱글대디를 묘사한 드라마를 방영하면서 외부에 고충이 알려지기는 했어도 실제 자신을 싱글대디라고 털어놓기는 쉽지 않다.
대기업에서 사내근로복지 업무를 담당하는 P씨(45세·男)는 엄마를 잃은 외로움에 둘째 아이가 정신과 상담프로그램을 받고 있어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근무시간 중에만 치료를 받아야 하는 통에 장모님의 도움 없이는 병원에 데리고 갈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여기에 "남자가 오죽 못났으면…"이라는 사회적 편견도 P씨를 적잖이 괴롭히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30일 통계청이 국가통계를 통해 확인한 '2011폴리슈머 6'에 담긴 단면이다. 폴리슈머란 정책(policy)과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긴급한 정책마련 또는 대안이 필요한 새로운 계층을 일컫는 신조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싱글대디 가정은 지난 1995년 17만2000가구에서 2000년 22만가구, 2005년 28만7000가구로 10년간 무려 66.8% 늘었다. 같은 기간 37.5% 늘어난 '싱글맘'(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 가정보다 증가속도에 있어 2배나 빠르다. 올해에는 33만 가구가 싱글대디 가구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빠른 속도로 싱글대디 가구가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부자가 함께 머무를 수 있는 공동생활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실시한 시도별 24시간 보육실태 조사에 따르면 24시간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한부모가정이 전체의 58.9%를 차지했고, 이 가운데 부자가정이 28.5%로 모자가정(30.3%)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황은숙 한국한부모가정사랑회 회장은 "한부모가정의 심리적 혼란과 자녀양육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는 의료급여 제공 및 자녀양육비 인상 등의 복지급여가 확대돼야 한다"며 "특히 싱글대디 등 한부모가정의 실태와 욕구를 반영한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통계청은 '싱글대디' 외에도 △고령산모(35세 이상) △중년 치매환자 △'알부자족'(아르바이트하면서 부족한 학자금을 충족시켜야 하는 대학생) △문화소외층(예:영화가 보고싶은 사람들) △에너지빈곤층(소득의 1/3을 난방비로 쓰는 사람들) 등 폴리슈머에 대해서도 다양한 선진복지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정수 통계청 대변인은 "우리나라 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현안 및 트렌드를 국가통계를 활용해 분석하고 정책지원이 절실한 폴리슈머를 발굴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건설적인 정책협의가 이루어지고 나아가 선진국을 향해 한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되고자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s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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