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중국 부자들 사이에 일본이 '세컨드홈(second home)'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 보도했다.
일본은 부동산시장 침체로 집값이 크게 떨어진 데다 공항 등의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중국 부자들의 주말 행선지로 안성맞춤이라는 설명이다.
일례로 부동산 광고업체 니토리퍼블릭은 최근 훗카이도의 관광도시 지토세에서 주택 17채를 내놨는데 중국인들은 한 채당 3000만 엔(35만3000 달러)에 이르는 가격을 지불하고 이를 모두 싹쓸이했다.
일본 부동산업체 스태시아캐피털은 중국에서 일본 부동산 투자 세미나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업체는 지난 6월 올 들어 두번째로 중국에서 개최한 투자설명회에 예상보다 두 배나 많은 인원이 참석했다고 덧붙였다.
일본 부동산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은 무엇보다 부자들의 자금 동원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는 부동산시장 침체로 1990년대 초반 이후 줄곧 떨어지고 있는 집값에 노심초사하고 있는 일본의 집주인들에게도 희소식이다.
부동산중개업체 US매니지먼트의 우에시마 투루는 중국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것도 중국 부자들이 일본 부동산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는 부동산가격이 치솟아 임대수익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지만 일본은 부동산가격 급락세에 비해 임대료가 상당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중국에서보다 나은 투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일본은 중국과 달리 부동산가격이 10배 이상 오를 일이 없다"며 "중국 투자자들이 일본에서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에시마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8~10%의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스태시아캐피털의 야스다 아키히로는 "상하이에서는 임대수익이 2~3%에 불과하고 최악의 경우에는 투자할 때 받은 대출 이자를 밑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 중국과 일본의 교류가 늘어나면서 일본에 체류하는 중국인들의 수가 급증한 것도 중국인들의 투자를 부추기고 있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FT는 그러나 일본 부동산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거래'는 아직 제한적이라고 경계했다.
션얀 차이나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대표는 "중국인들이 일본 부동산에 눈독을 들이고는 있지만 투자 방법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야스다도 "일본 부동산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비중은 아직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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