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성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를 넘어선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10년 뒤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나서면서 이를 뒷받침할 인재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인재경영의 측면에서 미래 10년을 준비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국사회의 첫 번째 베이비부머 세대인 50대가 향후 10년 안에 대거 은퇴하면서 이의 공백을 80년대와 90년대에 태어난 소위 신인류들이 채우게 되는 대변혁이 일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베이비부머 은퇴 공백을 메울 젊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기가 올해 초 3D영화관에서 진행한 이색 채용 설명회에서 홍보활동을 하고 있는 신입사원들의 모습. |
조범상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10년 미래를 대비할 인재경영 이슈’라는 보고서를 통해 “향후 10년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와 신인류의 등장이 교차하는 시기”라며 “올해는 기업들이 다가올 10년을 준비해야 하는 전환점“이라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이미 일부 기업들은 위기 속에서도 시장을 선점하거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하기 시작했다”고 봤다.
기업들이 신성장 동력 발굴 및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인수합병을 통한 경쟁 우위 확보, 신제품 개발을 위한 R&D 및 설비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 경영의 중심이자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인재 경영 측면에서도 금융 위기 이후 미래 준비와 도약을 위해 점검해야 할 이슈들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문제 발생의 가능성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베이비부머 은퇴 공백 대비해야
인재경영 이슈에서 우선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인구 구조 및 세대의 변화이다. 기업의 인력 활용 계획 측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화 트렌드로 인구 구조 및 세대의 변화를 꼽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조 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0년에 전체 인구 비중 중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7.2%에 달하면서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고 점차 그 비중이 높아지면서 ‘고령 사회’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인구 고령화와 함께 기업 내 구성원들의 고령화도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5인 이상 사업체의 상용근로자 평균 연령이 2000년 36.2세, 2004년 37.5세, 2008년 38.0세로 증가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15세 이상 경제 활동 인구 중 취업자의 연령별 분포를 보더라도 50세 이상이 2006년 27%에서 2010년 30%에 이르고 있다.
한편 노동 인력의 고령화는 경제 회복 및 청년 실업 문제 해결 노력과 맞물려 기업 내 인력의 세대 변화를 촉진할 가능성이 높다. 즉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시작되는 것과 동시에 금융 위기로 위축됐던 기업들의 신규 채용이 살아날 경우, Y세대로 통칭되는 젊은 인력들이 베이비부머를 대신해 기업의 주축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신인류 확보 방안 다각화 필요
이런 변화의 트렌드를 고려했을 때, 기업들은 세대교체에 따른 신구의 조화, 즉 베이비부머의 은퇴에 대비하고 신규 유입될 젊은 인력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기업들은 베이비부머 은퇴로 인한 조직 역량의 공백에 대비해야 한다. 기업 인재경영 차원에서 베이비부머(1955년~63년생)들은 수십 년에 걸쳐 쌓아온 지식과 기술, 비즈니스 인맥을 갖고 있는 귀한 자산이다.
이에 따라 베이비부머들이 가진 역량을 좀 더 효과적이고 빠른 시기에 조직 역량으로 흡수하는 방안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제기되고 있다.
실례로 베이비부머를 지식, 기술의 교육 및 전수자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미 일본 기업들은 베이비부머들을 사내 강사 혹은 기능 전수자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또 이들은 문제 해결 전문가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베이비부머들이 가진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는 복합적인 문제 해결이나 공급업체, 유통업체 등 협력사와의 갈등 해결에 주효할 수 있다. 국가 차원에서 퇴직 전문 인력들을 활용해 중소기업의 문제 해결을 지원하는 것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소위 신인류의 등장과 이들의 조직 기여도를 극대화하는 방안도 향후 10년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모색해야 한다.
조 연구원은 기업들이 세대교체를 대비해 ‘신인류’로 대변되는 젊은 인력들을 어떻게 확보하고, 이들의 강점을 어떻게 조직성과 기여에 연계할 것인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Y 세대(또는 밀레니엄 세대)로 통칭되는 젊은 인력들의 경우, 기성세대에 비해 변화에 민감하고 IT 활용 능력이 뛰어나며 ‘끼’와 독창적 사고력에 강점이 있다.
기업들은 이런 강점을 겸비하고 있는 인재들을 선별하기 위해 인성 위주의 면접 이외에 창의력 테스트, 문제 해결 능력 또는 기획력 등을 평가할 수 있는 채용 도구를 개발해 활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하다는 조언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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