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직 사임하겠다"

(아주경제 정경진 기자) 정운찬 국무총리가 29일 오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국무총리직을 사임하고자 한다"면서 공식적으로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미 정 총리의 사퇴의사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 총리는 작년 9월 말 취임 이후 10개월 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정 총리는 이날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란 제목의 발표문을 통해 "7.28 재보궐 선거가 마무리된 지금이 대통령께서 집권 후반기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여건과 계기가 마련됐다"며 "지금이 사임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초 제가 생각했던 일들을 이루러내기에 10개월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았고, 우리나라의 정치지형은 너무 험난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세종시 수정안을 마련했지만, 관철하지 못한 점은 개인적인 아쉬움을 넘어 장차 도래할 국력의 낭비와 혼란을 방지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불러일으킨다"고 언급했다.

앞서 정 총리는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하고,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된 이후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임 의사를 이미 밝혔으나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미루면서 공식사퇴를 보류해왔다.

청와대는 정 총리가 사퇴 의사를 공식 표명함에 따라 후임 총리 인선 작업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내달 9일께 단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개각 시기도 다소 앞당겨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 총리는 국정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후임 총리가 결정될 때까지 최소한의 책무를 수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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