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네트워크'와 '이동성'의 결합. '제2의 구글'로 주목받고 있는 정보기술(IT)업체들이 최근 고민하고 있는 화두다. 두 요소가 맞물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이미 등장했지만 전문가들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벤처캐피탈업체인 엑셀파트너스의 앤드류 브라시아 파트너는 "사회적 관계망을 확장하는 사이트들이 인기를 끌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되고 있다"며 "SNS에 기반한 네트워크와 휴대폰의 이동성을 활용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 요소는 특히 온라인 소매ㆍ콘텐츠ㆍ게임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 전문채널 CNBC는 최근 사회적 관계망과 이동성에 집중,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며 인터넷 슈퍼스타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유망 IT업체 5곳을 소개했다.
◇포스퀘어스(Foursquare)
포스퀘어스는 위치정보(geolocation) 서비스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업 가운데 한 곳이다. 사용자 위치는 물론 SNS에 가입된 친구들의 위치를 추적하고 맞춤서비스도 제공한다. 특히 사용자가 휴대전화를 통해 특정 지역의 정보를 자주 공유하면 포인트가 쌓이는 게임을 개발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포인트가 가장 많은 회원은 해당 지역의 '시장(市長)'이 된다.
오지 레이 포레스터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는 "포스퀘어의 서비스는 단순히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그 곳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며 "타깃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에 활용하기 안성맞춤"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는 최근 각 매장이 위치한 지역의 '시장'들에게 1달러짜리 할인쿠폰을 제공하기도 했다.
포스퀘어스의 회원수는 200만여명으로 최근 3개월새 100만명이 늘었다. 지난달 말에는 우선주를 팔아 2000만달러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그룹폰(Groupon)
그룹폰은 지역 소매업체에 SNS 회원들의 '공동구매' 수요를 몰아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소매업체와 최소 고객수와 가격 할인폭 등에 관한 사항을 미리 정한 뒤 해당 제품을 원하는 고객을 연결시켜 주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소매업체는 최소한의 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회원들은 저렴한 가격에 필요한 물품을 살 수 있다. 그룹폰은 중간에서 수수료를 챙기고 공동구매 관련 메일에 첨부된 광고도 수익으로 이어진다. 그룹폰의 네트워크는 전 세계 150개 도시에 퍼져있다.
지난 2008년 12월 서비스 개시 이래 700만건 이상의 거래가 성사됐다. 트위터도 최근 그룹폰과 제휴를 맺고 '@얼리버드'라는 피드를 통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의 인기만큼이나 투자수요도 몰려 지난해 12월 이후 1억6500만달러 이상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그룹폰은 이를 기반으로 연내에 300개 지역으로 서비스 대상을 넓힐 예정이다.
◇징가(Zynga)
징가는 아이폰과 페이스북 플래폼 등에서 팜빌(Farmville)과 마피아전쟁 등 다양한 온라인 게임 타이틀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구글이 연말 출시예정인 구글게임즈 유치를 앞두고 징가에 1억~2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탔다.
닐슨넷레이팅에 따르면 징가의 회원수는 지난달에만 2007만명 늘어 회사 창립 2년 반만에 전체 회원수 1억명을 돌파했다.
알렉스 불마스터 닐슨넷레이팅 대변인은 "게임개발업체들은 SNS 사이트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며 "휴대폰 특유의 이동성은 게임의 인기를 빠른 속도로 확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CNBC는 이밖에 온라인 회원들의 평가를 근거로 여성의류를 생산하는 모드클로스(Modcloth)와 스포츠블로그 네트워크인 SB네이션(SB Nation)에 주목했다.
모드클로스는 일반적인 주문형 생산방식과 달리 네티즌들의 의견을 반영해 가장 후한 평가를 받은 디자인의 의류만 생산한다는 점에서 '대중의 지혜(wisdom of crowds)'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달 1980억달러의 자금을 유치한 모드클로스는 SNS를 이용한 전자상거래사이트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SB네이션은 '뭉치면 산다'는 접근법으로 업계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서 출발, 지금은 다양한 스포츠팀을 응원하는 250여개이상의 블로그로 구성된 SNS로 성장했다. 콤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4월 가장 인기있는 21개 사이트에 등록된 회원 수만 360만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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