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영국 정유사 BP의 석유시추선 딥워터호라이즌호의 폭발로 촉발된 미국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태가 20일로 3개월을 맞는다. BP는 지난 15일 새 차단돔을 설치, 근 3개월만에 처음으로 사고 유정의 유출로를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지난 3개월간 멕시코만에 흘러든 원유는 이미 1억8200만~1억8400만갤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채널 CNBC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역사상 최악의 원유유출 사고로 기록된 멕시코만 사태로 유출된 1억8400만갤런의 원유가 도대체 얼마나 되는지 체감하기 쉬운 실례를 들어 설명했다.
출처: CNBC |
◇엑손발데스호 사고의 17배
이번 멕시코만 사태 이전까지 미국 역사상 최악의 원유유출 사고는 1989년 알래스카 연안에서 일어난 엑손발데스호 사고였다. 이 사고로 알래스카 연안으로 유출된 원유는 1080만갤런에 달했지만 딥워터호라이즌호 사고에 비하면 5.9%에 '불과'하다. 이번 사태로 멕시코만으로 흘러든 원유량이 당시 유출량의 17배에 달하는 셈이다.
세계 최악의 원유유출 사고는 1991년 걸프전 때 이라크군이 자행한 쿠웨이트 원유유출 사고 규모가 2억3940만갤런으로 가장 컸다. 여기에 비하면 BP사태로 인한 원유 유출량은 그나마 아직까지는 76.4%에 그쳤다.
출처: CNBC |
1억8400만갤런의 원유를 64분의 1인치로 펴 바르면 어떻게 될까. CNBC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샌프란시스코만의 거의 전체를 뒤덮을 수 있다고 했다. 샌프란시스코만은 남북 길이가 97km, 동서 길이는 4.8~20km에 달한다.
◇오일탱커 트럭 2만400대
멕시코만에 유출된 원유를 모두 회수해 오일탱커 트럭으로 실어나른다면? 트럭 한 대가 보통 9000갤런을 실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모두 2만445대분이다.
이를 일렬로 세우면 어떻게 될까. 트럭 한 대의 길이 70~80피트로 계산하면 미국 피츠버그와 필라델피아 간 거리인 308마일(약 496km)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참고로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가 400km다.
출처: CNBC |
멕시코만 사태로 유출된 원유는 전 세계 원유 매장량에 비하면 '세발의 피' 수준이다. 미 정부에 따르면 전 세계 원유 매장량 추정치는 1조3600억배럴로 BP가 흘려보낸 원유량은 0.000322%에 불과하다. 똑같은 사고가 31만431번 반복돼야 전 세계에 매장된 원유를 고갈시킬 수 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매장량과 비교해도 멕시코만 사태로 인한 원유 유출량은 0.001670%로, 같은 사고가 4793번 일어나야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를 모두 소진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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