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2~15일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열리는 가족오페라 '마술피리'에 함께 출연하는 임준재(37·베이스), 김기선(41·테너), 최성배(37·테너)씨. |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는 지난 15일 오전. 강남구 압구정에 위치한 세실음악원 101호에서 웃음소리가 울려퍼졌다. 동유럽과 일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테너 김기선(41)과 그의 십년지기 친구인 테너 최상배(37), 베이스 임준재(37)가 한 자리에 모인 것.
이들은 다음달 12일 경기도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열리는 가족 오페라 '마술피리'에 함께 출연한다. 오페라 마술피리는 타미노왕자의 성장드라마다. 겁 많고 쉽게 시험에 빠졌던 타미노왕자가 파미나공주를 위해 위험을 무릎쓰는 등 진정한 어른이 돼가는 과정을 그렸다.
주인공 타미노 왕자 역을 맡은 사람은 지난 6월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리골레토'를 성공리에 마친 테너 김기선.
"저희 셋이 한 작품을 공연하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평소 아리아 연습을 하면서 서로 조언도 해주는 둘도 없는 친구들입니다. 사실 한 작품에 출연한 계기도 우연은 아니었어요."
그가 주인공 타미노 왕자 역할을 맡게 된데는 사연이 있다. 원래 캐스팅 됐던 출연자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참가할 수 없게 된 것. 그러자 이미 오디션에 합격한 테너 최상배가 지휘자에게 평소 친한 김기선을 추천했다.
"이병욱 지휘자는 거의 20년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공부를 한 전문가죠. 이름만 듣더니 바로 'OK' 하시더군요. 오디션도 없었어요. 동유럽에서는 워낙 잘 알려진 테너라 그 값을 톡톡히 한 거죠(웃음)."
김기선과 최상배는 서울장로회신학대학 성악과 선후배 사이다. 대학시절부터 음악 뿐만 아니라 인생 전반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을 정도로 친했다.
사제 역을 맡은 임준재는 오스트리아 빈 유학 당시 김기선을 만나게 됐다. 결국 먼 길을 돌아 세 명의 인연이 맺어진 것이다.
마술피리는 모차르트 최후의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모차르트는 동화 같은 줄거리 속에 다양한 사상과 견해를 마치 보물처럼 숨겨놨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오페라를 보지만 각자의 나이와 경험, 수준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이번 공연은 연극 '레인맨'의 젊은 연출가 변정주가 맡았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처음으로 오페라 연출을 하는 만큼 틀에 얽매이지 않은 신선한 해석과 연극적 요소에 충실했다.
모노스타토스 역을 맡은 최상배는 "제가 맡은 역할은 원래 간사하고 능청맞은 말투인데 이번에는 연극적 요소를 더 하고, 무게감이 더 실리는 등 기존의 마술피리와 다른 신선한 충격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선도 "이번 공연의 대사는 한국말로, 노래는 독일어로 한다. 대사가 이어질때는 연극적인 요소를, 노래부분에서는 제대로 된 아리아를 감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오페라를 보고 토론도 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오페라 마술피리는 8월 12일부터 15일까지 경기도 일산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열린다. 문의 1577-7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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