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버블의 역습/ 구마노 히데오/ 한스미디어
2008년 초 전 세계에 충격을 준 미국의 금융위기 여진이 남아있는 지금, 우리는 여전히 ‘버블 위기' 한가운데 서 있다.
중국에서는 다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2009년 3월 최저치를 기록했던 선진국의 주가(MSCI 세계주가지수)는 2010년 초 2배로 상승했다. 2009년 11월 두바이 쇼크가 발생하면서 버블 악영향이 한 템포 늦게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가 2008년 9월 15일 파산함에 따라 2000년대의 증권 버블은 막을 내린 것처럼 보였다.그러나 10년 가까이 계속된 세계적인 금융버블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문제는 과잉유동성. 리먼 쇼크 직후, 일본의 아소 다로 전 총리는 “100년 만의 경제위기”라며 대책 강구에 나섰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이미 2008년 10월 23일 하원청문회서 “전 세계는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신용 쓰나미 한가운데 있다”고 말했다.
당시 미국과 일본, 유럽의 금융당국은 위기를 봉인하기 위해 전례가 없는 금융지원 대책을 쏟아냈다. 그 이후 정부의 이례적인 시장간섭은 계속되고 있으며, 이는 과잉유동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각종 정책을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과잉유동성은 심각한 버블폭탄의 역습으로 다가와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경제는 2009년 봄 리먼쇼크가 발생한지 불과 반년 만에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000선까지 떨어졌던 국내 주식 시장도 1750선을 돌파하는 등 희망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그리스 경제위기를 필두로 세계 경제의 더블딥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저자는 버블이 정부 정책으로 어중간하게 꺼진 탓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불건전성이 내포된 채 성장의 길을 걸어간다는 것이다. 특히, 신흥국의 경우 금융위기와 무역축소의 피해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고성장을 재현하려는 과정에서 과잉유동성이 모여들기 쉽다. 앞으로 실물경제의 측면에선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의 불균형적인 성장이 계속될 것이며, 금융 측면에서는 선진국의 자금이 신흥국으로 활발하게 유입돼 과잉유동성이 팽창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버블방지를 위해서는 한 발 앞서 브레이크를 밟고 엑셀러레이터는 너무 강하지 않게 밟는 것이다. 이상적인 경제정책을 지향하려면 지나친 긴축과 과도한 완화를 모두 경계하며, 철저히 미세조정 위주의 자세를 지켜야한다. 정부가 개입해 시장 위기감을 조정해야 한다는 확대해석도 조심해야 한다.
책은 버블의 시작점부터 특징과 구조를 사례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탄소 배출권, 환경세 등과 둘러싼 최근 환경분야의 버블조짐부터 중국 등 버블·신흥국의 국지적 버블·자원 인플레이션 등을 언급하며 출구전략도 함께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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