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기업을 잘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CEO)의 아이디어에만 의존할 수 없다. 믿을만한 사람들의 조언과 회사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사내 아이디어가 원활히 소통되기 위해 각 기업들은 사내 소통채널을 만들고 정기적으로 아이디어를 걷고 있다.
그러나 아이디어를 단순히 취합한다고 해서 모두 수렴되거나 개선되기는 쉽지 않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9일(현지시각) 인터넷판을 통해 회사를 발전시킬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기 위해선 먼저 아이디어를 잘 물어봐야 하고, 그 다음엔 아이디어 수용을 가로막는 네 가지 장애물을 없애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칼럼니스트이자 컨설팅업체 대표인 닐 스미스는 지난 10년동안 많은 업계에서 고객들을 접한 결과 평균적으로 한 사람당 하나 정도는 회사에 대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것을 알게됐다. 그러나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이끌어내는 것뿐만 아니라 실행을 가로막는 조직적, 개인적인 "장애물"들로 인해 이를 실현시키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스미스의 고객사였던 멜론은행은 미국 주요 은행 중 하나였다. 멜론은행은 업계 내에서 존경받아왔고 이 은행의 기업운영 방안들은 종종 모방되어졌으며 또 가장 유망한 인재들을 채용했다. 당시 멜론은행은 전 세계적으로 50여개국에서 2만5000명이 넘는 직원을 두고 운영되었다.
그보다 더 10년 전 멜론은행은 부동산 위기의 직격탄을 맞았으나 놀랄만한 변화를 이루어내며 잘 이겨냈다. 마침내 이 은행은 12억 달러의 이윤을 내며 최고의 은행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스미스는 더 이상 이윤을 더 내기 어려울 것 같은 업계 최고의 자리에서 추가적인 이윤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로 'CEO가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잘 취합하고 적용시킨 덕'이라고 밝혔다.
선견지명이 있던 마티 맥귄 멜론은행 CEO는 2000년 전체 직원들에게 회사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물었다. 뿐만이 아니다. 개선안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없애는 방법에 대해서도 물었다.
프로젝트가 시작한지 3주가 지나 멜론은행은 2만여개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고, 그중 현실적인 것들로 추려내어 3000개의 아이디어로 좁혀졌다. CEO는 이같은 아이디어 덕분에 3억900만 달러의 이윤 증가를 거둘 수 있었다. 이는 당시 멜론은행 연 수익의 25%였다.
스미스는 이것이 특이한 일이 아니라고 칼럼에서 밝혔다. 어떤 기업이라도 수천 개의 개선안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개선안을 적용시키고, 그것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없앤다면 10~20 퍼센트의 비용절감을 얻어 곧 회사의 이윤으로 탈바꿈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개선안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없애기 전에 그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
스미스는 이 같은 장애물로 4가지가 있다고 봤다. 첫 번째는 아이디어의 파급력을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 아이디어가 얼마나 가치 있는지 기업이 알지 못해 수용하지 않는 것이다. 두 번째 장애물은 사내에서 그 개선안을 받아들이자는 의견일치가 되지 않는 것이다. 세 번째 장애물은 IT부서 등 개선안으로 전혀 바뀔 필요도 없고 바뀌어도 별다른 이익 없는 다른 부서와 얽혀서 개선안을 시행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나이든 경영진의 관심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 같은 장애들이 대부분의 회사에 존재하고 있으며 개선을 향한 도전이 이 같은 장벽을 깨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비즈니스위크는 내다봤다.
큰 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작은 건의사항을 수천 개는 낼 수 있다. 스미스는 이 같은 작은 아이디어도 두 가지 이유로 무시 받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첫째는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개선안일 때, 두 번째는 기업의 새로운 수익원 절반 이상을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끌어올 수 있을 때이다.
비즈니스위크는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CEO가 개선안을 시행하지 않고 시늉만 하는 경우라고 전하며, 이 경우 직원들은 환상이 깨지고 낙심하게 될 것이며 CEO에 대한 믿음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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