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함대' 스페인이 오는 12일(한국시간) 새벽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와 2010 남아공 월드컵 우승을 놓고 운명의 승부를 벌인다. 사진은 스페인 축구대표팀. |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세계 최강 축구 클럽 FC 바르셀로나가 주축을 이룬 '무적함대' 스페인이 월드컵 역사상 80년 만에 처음으로 세계 제패를 꿈꾼다.
스페인은 12일(한국시간) 새벽 3시 30분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결승전을 치른다.
3-4위 결정전에서 독일의 승리를 예언했던 점쟁이 문어 '파울'이 스페인 승리를 점치면서, 스페인은 벌써부터 축제 분위기다.
심지어 네덜란드이 축구 영웅인 요한 크루이프도 스페인이 조국인 네덜란드를 꺾고 우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이 스페인의 우승 가능성을 크게 보는 이유는 스페인이 세계 축구를 평정했던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의 축구를 그대로 이식했기 때문이다.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이 지휘하는 스페인 대표팀은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바르셀로나 멤버들을 그대로 대표팀에 옮겨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앙 미드필더와 수비수를 포함해 다음달부터 바르셀로나에서 뛰는 다비드 비야까지 포함하면 바르셀로나 소속 선수는 베스트 11 중 무려 7명에 이른다.
또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와 중앙 미드필더 사비 알론소, 오른쪽 풀백 세르히오 라모스 등은 레알 마드리드 소속이다.
이렇게 스페인이 유럽 3대 빅리그로 불리는 프리메라리가를 보유하고도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이유는 뿌리 깊은 지역 갈등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1950년 브라질 대회에서 기록한 4위가 최고 성적이다.
역사적으로 강한 라이벌 의식을 가진 카스티야(레알 마드리드)와 카탈루냐(바르셀로나)는 최고의 매치로 꼽히는 '엘 클라시코(El Clasico) 더비'를 양산했다. 결국 이는 두 지방의 자존심 싸움으로 비화돼 스페인 대표팀에선 하나가 되지 못하는 약점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사정이 달라졌다.
2008-2009시즌 스페인 프로축구 사상 첫 '트레블(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스페인 국왕컵·프리메라리가 등 우승 3관왕)'을 달성한 바르셀로나의 멤버들이 스페인 대표팀 주축을 이룬 것.
아르헨티나의 '간판스타' 리오넬 메시와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오르지 못한 스웨덴의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골키퍼 빅토르 발데스를 빼고 바르셀로나를 그대로 대표팀으로 옮겨놓은 모양새다.
스페인 대표팀 비센테 감독은 바르셀로나 중심의 대표팀 구성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우리 대표팀은 통합돼 있고 스페인 전체도 똑같이 통합되길 희망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뿌리 깊은 지역감정의 갈등을 넘어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재편한 스페인이 사상 첫 월드컵 우승 위업을 이룰지 전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miholee@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