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9일 기준금리을 전격 인상함에 따라 은행 예금 및 대출 금리가 동반 상승한다.
은행권은 예금·대출 금리가 함께 오르며 금융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로 서민과 중소기업 등 금융 소외계층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 예금·대출 금리 동반 상승… 은행권 수익성 향상 기대
은행권은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다음주 예금금리를 올릴 계획이다. 인상폭은 기준금리 인상폭인 0.25%포인트 전후가 될 전망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다음주 시장 상황과 자금 사정을 지켜본 뒤 예금금리를 0.1~0.3%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환은행 관계자도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자금상황을 고려해 예금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금리도 함께 오른다. 특히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연동 대출의 경우 CD금리 변동폭에 따라 금리가 실시간으로 자동 결정돼 바로 다음주부터 이자부담이 늘어난다.
CD금리는 이날 기준금리가 오른 영향으로 0.17%포인트 급등한 2.63%로 장을 마쳤다.
이처럼 은행권 금리가 오르며 국내 금융시장이 활력을 되찾고 은행권 수익성이 개선될 거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에도 은행 예금이 크게 증가하는 등 수신시장은 안정세를 이어왔다"며 "하반기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것으로 예상돼 유입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시장이 활성화 될 거란 기대감이 커지며 이날 은행주는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KB금융지주 주가는 5만800원으로 전거래일 대비 4.21% 올랐고, 우리금융지주도 전일대비 4.14% 오른 1만5100원에 장을 마쳤다.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도 전일 대비 2.46%, 5.50% 각각 오른 4만7900원, 3만3550원을 기록했다.
◆ 금융소외자 이자부담 증가 '직격탄'
반면 서민과 중소기업 등 금융소외자로서는 금리 인상 소식이 반갑지 않다. 대출금리가 올라 이자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6월 말 현재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417조8667억원으로 이중 변동금리부 대출은 90% 정도를 차지한다.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추가로 발생하는 이자부담은 연간 약 9500억원에 달한다.
기업대출의 경우 대출 잔액 517조9916억원(6월 말 기준) 중 변동금리부 대출 비중 70%에 달한다. 추가로 발생할 이자는 연간 9064억원 수준.
2금융권에서 발생할 추가 부담도 62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게다가 하반기 중에 기준금리 추가로 오를 수 있다는 점도 금융 소외계층의 경계감을 키우고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정부가 보듯이 하반기 물가가 불안할 수 있어 금리 인상은 지속될 것"이라며 "한번의 금리 인상으로는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만큼 하반기 중에 1~2번의 추가 인상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통화 당국은 서민층에 대한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출금리는 물론 예금금리가 오르기 때문에 거시적으로 봤을 때 상쇄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0.25% 정도의 상승폭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가계부채 및 기업의 이자상환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도 이날 한 조찬 강연회에서 "가계부채가 현재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의 가계부채 수준은 높으나 연체율 등 다른 지표나 가계의 금리 부담으로 봐선 위험한 단계는 아니라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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