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명품을 통해 엿보는 특권 계층의 삶

2010-07-07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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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 '아르데코 매스터피스' 전시회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1920~1930년대 유럽과 미국에서 크게 유행한 아르데코(Art Deco) 양식의 가구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국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아르데코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잘 알려진 에밀 자크 룰만(Emile-Jacques Ruhlmann), 장 미셸 프랭크(Jean-Michel Frank), 유진 프린츠(Eugene PRINTZ)와 최근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도미닉(DOMINIQUE)의 가구와 용품들을 볼 수 있다.

또 20세기 초현실주의 조각가로 잘 알려진 알베르토·디에고 자코메티(Alberto·Diego GIACOMETTI) 형제의 생활가구들도 만날 수 있다.

   
 
에밀 자크 룰만 (Jacques-Emile RUHLMANN, 1879-1933)의 작품. Two-tier console (Grande console), Makassar ebony, Dimensions: 95 (h) x 140 (w) x 52(d) cm

이번 전시는 세계미술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희소성이 높은 작품들만 한 자리에 모아놨다는 점에서 매우 특별하다.

아르데코는 1920~1930년대 건축과 인테리어 디자인, 순수미술, 영화에까지 영향을 미친 예술 장르로 럭셔리와 기능,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한다.

구조적인 기능을 살린 간결한 디자인에 이국적이고 매우 값비싼 재료로 만들어진 아르데코 가구들은 당시 사회특권 계층 중 극소수만이 소유했다.

덕분에 미술시장의 트렌드와 상관없이 지금까지도 컬렉터 사이에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편 이번 전시회의 작가들은 당시 모두 협력자 혹은 친분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점에서 각각의 작품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살펴보는 것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장 미셸 프랭크는 1920년대 당시 엄청난 부자로 전세계 여행을 하던 중 파리의 패션 핵심층 인사들과 친분을 쌓았다. 경제상황이 좋지 못한 자코메티 형제는 프랭크와 협력해 조명 기구, 화병 등 럭셔리한 가구들을 선보였다.

프랭크 작품은 18세기 디자인의 특징인 직선이 강조된 형태 안에 고급스러운 소재인 상어가죽이나 양피지 등을 사용했다.

실제로 3층짜리 선반위에 양피지만 얇게 덮는 등 기능을 극대화하고 고급스러운 재료를 사용해 '세련된 단순함'을 한껏 살린 살렸다.

1925년 '부유한 컬렉터를 위한 아파트'라는 제목의 국제전시로 유명해진 에밀 자크 룰만의 작품도 눈여겨 볼만 하다.

당시 아프리카와 쿠바에서 수입된 짙고 강한 색감과 광택을 지닌 나무와 하얀 상아를 상감해 제작한 그의 작품들은 앞으로는 다시는 제작될 수 없다는 점에서 명품이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의 작품들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제작돼 당시 극소수의 부유층이 그를 후원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밖에도 호안미로(Joan Miro), 막스 에른스트(Max Ernest), 파블로피카소(Pablo Picasso), 발튀스(Balthus) 등과 함께 초현실주의를 대표하고 주도한 조각가인 자코메티 형제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가늘고 길게 여윈 그의 작품들은 거친 표면을 이용해 질감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전시는 다음달 15일까지 계속된다. 문의 02-733-8449.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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