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화학반응 비밀 밝혔다

2010-07-05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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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배충현 기자) 국내연구진이 화학반응을 제어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5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김상규(사진)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팀은 화학반응의 핵심 개념이면서 지난 60년간 학계에서 이론적으로만 예측됐던 '원뿔형 교차점(conical intersection)'의 존재와 분자구조를 실험으로 규명했다.

   
 
 
원뿔형 교차점은 화학반응은 물론 우리 눈의 망막에서 일어나는 광이성질체화(光異性質體化) 반응 및 DNA의 강한 자외선 보호 메커니즘 등 화학과 의학 문제를 설명하는데 필수적인 화학적 개념이다.

광이성질체화란 분자가 빛을 흡수해 들뜬 상태를 거쳐 이성질체화를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그동안 학계는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고 다차원적 위치에너지의 복잡한 구조를 지닌 화학반응의 특이점과 관련해 원뿔형 교차점의 존재를 실험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무수히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김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서로 다른 두 개의 전자적 양자상태가 화학반응을 하면서 중첩하는 지점에 발생한 원뿔형 교차점을 관측하고 에너지 위치와 자세한 분자구조를 유추해 냈다.

또 레이저와 분자선 기술을 사용해 분자의 특정 양자 상태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의 자세한 동역학적 움직임을 살펴본 결과 두 개의 서로 다른 전자적 양자상태가 중첩될 때 뚜렷한 공명(resonance) 현상이 발생하며, 이는 원뿔형 교차점에 의한 것임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원뿔형 교차점을 검증함에 따라 화학 반응을 제어하는 획기적 방법론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 교수는 "화학반응에서 전자와 핵 사이에 상호작용이 가장 크게 일어나는, 화학반응의 핵심 개념인 원뿔형 교차점을 최초로 관측한 점은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성과"라며 "향후 화학반응을 원하는 대로 제어해 치료 및 제약 등 다각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원천적 기초지식 기반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연구결과는 화학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전문지인 '네이처 케미스트리(Nature Chemistry)' 온라인판에 지난 4일 주요 논문으로 게재됐다.
 

ba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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