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재건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와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최근 재건축을 위한 안전진단을 통과한 잠실5단지는 제2롯데월드 건립계획이 지난달 말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는 등 호재가 겹치면서 가격이 치솟고 있다.
반면 사업규모가 4조원대에 이르며 올 하반기 건설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둔촌주공은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음에도 최근 거래가 뚝 끊기는 등 싸늘한 분위기다.
5일 업계 등에 따르면 잠실동 주공5단지는 한주만에 3000만~4000만원 가량 호가가 치솟아 119㎡가 현재 12억5000만~13억원 선에 가격이 형성됐다. 113㎡는 10억8000만~11억원 선이다.
잠실 주공5단지 인근 J공인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 건립계획이 최근 시 건축위 심의를 통과한 데다 재건축 사업이 구체화 되면서 일부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나와있는 매물도 속속 호가가 올라가고 있다"며 "최근에는 50층 이상의 초고층 개발 기대감으로 인해 추가 분담금이 들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더해져 매수문의가 폭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잠실5단지의 경우 아직까지 구체적인 개발계획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현재 용적률(138%) 대비 재건축 허용 용적률이 크게 높아질 것이란 점과 기부채납 비율에 따라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했을 때 이 같은 기대감이 반영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잠실5단지는 정부의 재건축 용적률 법적 상한(3종·300%) 허용 방침에 따라 현재의 용적률(138%) 보다 재건축으로 늘릴 수 있는 연면적이 크기 때문에 사업 방식 선택의 폭이 넓어 다른 단지에 비해 상황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반면 둔촌주공아파트는 시공사 선정 총회가 무산되면서 또 다시 가격이 주저앉는 모습이다. 102㎡가 한주새 2000만~3000만원 하락해 7억5000만~8억원 선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그럼에도 매수문의는 뚝 끊겼다는 것이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S공인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 시기가 계속 늦춰지고 있어 재건축 사업이 언제나 가시화될 지 모르는 상황인 데다 일반분양 물량에 대한 분양가가 3.3㎡당 3000만원을 웃돌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며 "또 매머드급 사업규모라는 점 외에는 특별한 호재가 없는 것도 수요자들이 등을 돌리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집마련정보사 양지영 팀장은 "강남3구 재건축 시장을 주도하는 잠실5단지와 은마아파트의 반등세가 이어질 경우 그 여파가 강동지역으로 퍼질 수 있다"며 "다만 강동지역 재건축 단지의 경우 2008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단기 상승의 여파에 시공사 선정 총회 무산, 무상지분율 경쟁 등이 오히려 악재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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