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국내 4대 금융지주사 중 신한금융지주가 가장 양호한 2분기 실적을 올린 것으로 관측된다. 타사에 비해 대손충당금 규모가 적었고, 금리인하 충격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은 영향이다.
KB금융지주나 우리금융지주 등 경쟁사들은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대손충당금 증가로 당기순이익이 1분기에 비해 큰 폭으로 쪼그라들 전망이다.
4일 은행권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 2분기 약 6000억원으로 정도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기의 7790억원에 비해 1800억원 가량 줄어든 규모다. 하지만 4000억원대로 추정되는 KB금융이나 3000억~3500억원 정도로 관측되는 우리금융에 비해서는 1.5~2배 많다.
신한금융의 높은 실적이 기대되는 까닭은 상대적으로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가장 적었기 때문이다.
건설사 구조조정으로 신한금융이 쌓은 대손충당금은 1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우리금융 추정치 9000억원이나 KB금융의 6000억원보다는 적은 수준이다.
신한금융은 상대적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나 기업여신이 적어 기업 구조조정 충격을 적게 받았다는 해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 KB금융이나 우리금융이 PF에 열중하는 사이 신한금융은 개인 영업에 집중했기 때문에 충당금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용욱 대우증권 수석연구원은 "신한금융의 기업 구조조정 관련 충당금 전입액을 예상하기 어렵지만 대손관리 능력이 높고 신한카드 등 수수료 수익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이 2분기 경쟁사에 비해 수익성 하락폭이 적었던 점도 선방의 원인으로 꼽힌다.
2분기 대출시장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지난 4월에만 0.33%포인트 급락하는 등 크게 악화됐다. 특히 코픽스(COFIXㆍ자금조달비용지수)의 등장으로 은행의 순이자마진(NIM)도 축소됐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2분기 은행권 NIM은 0.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신한금융은 0.03~0.04%포인트로 이보다 작았다.
한편 하나금융지주은 신한금융과 함께 2분기 선방한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기보다 800억원 축소된 2400억원이 예상되며, 충당금도 1000억~2000억원 정도에 그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은 결국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에 따라 갈리는 양상"이라며 "부실화 가능성을 염두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은 신한금융이나 PF규모가 적은 하나금융의 선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ykkim@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