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직원, 억대 현금가방 주인 찾아줘

(아주경제 배충현 기자) 기차에 놓고 내린 억대 현금 가방을 우체국 직원이 주인에게 무사히 돌려줬다. 가방에는 5만원권 2000만원과 1만원, 수표를 합해 모두 1억2000만원이 들어있었다.

2일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 부산체신청에 따르면 부산동아대 승학캠퍼스 우체국 박장수(사진) 국장은 지난달 24일 서울에서 암 투병을 하고 있는 부인을 돌본 후 서울에서 KTX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가다 옆자리에 거액이 들어있는 가방을 발견했다.

기차에서 잠을 자던 박 국장은 옆자리에 오랫동안 가방이 놓여 있어 이상하게 생각하다 부산에 거의 도착할 때가 됐는데도 주인이 찾아오지 않아 가방을 열어보니 현금이 가득 들어있었다고 한다.

부산에서 내린 박 국장은 가방안에서 작은 수첩을 발견하고 연락처로 전화를 걸어 주인과 연결돼 가방을 돌려줬다.

가방을 잃어버린 김 모씨(74)씨는 아산에 사는 아들이 가게 계약금이 급히 필요하다고 해 1억2000만원을 마련해 KTX를 타고 내려가던 중 현금이 든 가방을 놓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국장이 연락했을 당시 김 씨는 아산역에서 내려 아들에게 가던 도중 가방을 놓고 내린 것을 뒤늣게 알아 발을 동동 구르며 망연자실한 상태였다.

박 국장의 선행은 부산체신청으로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하면서 알려졌다.

김 씨가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사례를 하고자 했으나 박국장이 이를 거절하면서 감사의 편지를 보낸 것이다.

김 씨는 편지에서 "눈뜨고도 사기를 당하는 게 요즘 세상인데 칠십 평생을 살아오면서 이렇게 양심있는 사람을 단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다"며 "우리 주변에 아직도 이런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해졌다"고 전했다.

박 국장은 "큰 돈을 잃어버렸으니 상심이 컸을 것"이라며 "주인에게 돌려주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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