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부익부 빈익빈' 현상 깊어져

2010-07-0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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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업체 RG발급 어려워 신규수주 전무
-대형 조선사들 상대적으로 '수혜'
-구조조정 효과 및 대형선 발주로 양극화 현상 심화될 듯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시황이 조금씩 회복되는 가운데 대형 조선사와 중소 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올해 글로벌 신규 수주량은 전년동기대비(3월말 기준) 500% 가량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당초 목표를 훨씬 상회하는 상반기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중소 업체들은 신규 수주 조선사 명단에서 자취를 감췄다.

4일 국제 조선ㆍ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현대중공업ㆍ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ㆍSTX조선해양ㆍ한진중공업 등 대형 8개 업체들을 제외한 중소 조선사들의 수주점유율이 1분기 45%에서 2분기 16%로 크게 줄었다.

현금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낮은 선가에도 선주들과 계약을 체결한 중소 업체들이 선수금환급 보증서(RGㆍRefund Guarantee) 발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2분기 이후 대형 조선사들로 수주가 몰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소 조선사들은 오랜 수주 가뭄과 선물환 손실로 재무상태가 열약해져 있어 금융권으로부터 RG 발급에 애를 먹고 있다. 수주에 성공하더라도 선박금융문제로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올해 신규 수주에 성공한 중소 조선사는 성동조선해양ㆍSPP조선 등 5개 업체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2분기에는 3개 조선사로 줄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 3분기부터 시작됐다. 선박 발주 호황기에 16개사에 육박했던 중소 업체들의 개수가 지난해 3분기 이후 5개 업체로 급감했다.

반면 대형 조선사들은 급속한 수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수주 '0'을 기록했던 현대중공업은 선박 27척, 15억 달러를 수주했다. 삼성중공업도 상반기에만 33억 달러를 수주, 반기 목표치인 40억 달러에 근접했다. 남상태 사장의 행보가 돋보인 대우조선 역시 30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단의 연이은 구조조정으로 부실기업들이 더욱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3차 신용등급 평가 결과에서 조선사 3곳(C등급 1개, D등급 2개)이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 1ㆍ2차 결과까지 포함하면 총 10개 업체다. 클락슨에서 집계하는 수주량을 가지고 있는 한국 33개 업체 가운데 10개 조선소가 C, D등급을 받은 것이다.

전재천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구조조정 효과는 이번 채권단의 추가 발표와 관계없이 이미 발생하고 있다"며 "중소 업체들의 신규수주 부진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보는 업체는 현대미포조선 등 대형 조선사들"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유가 상승 및 글로벌 경기회복에 힘입어 대형 유조선 및 해양플랜트 발주가 하반기에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점도 양극화 현상을 부치길 것으로 전망된다.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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