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효과 '미미' 전망도 밝지 않아
-정부의 건설경지 부양의지가 '관건'
(아주경제 김병용ㆍ이정화 기자) 건설사 구조조정 여파가 관련 산업 전반에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철근을 비롯해 시멘트ㆍ레미콘 등 건설자재 제조업체들은 오랜 불황에 시달리고 있어 그 피해가 더욱 심각하다.
4일 한국철강협회 및 한국양회공업협회에 따르면 6월 철근 재고량은 46만t, 5월 시멘트 재고량은 148만1000t을 각각 기록했다.
6월 철근 재고량은 연중 최고치이며, 시멘트 재고량은 지난 2월 최고점을 찍은 뒤 줄어드는 추세였으나 5월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같은 재고량 증가는 부실 건설사에 대한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철근ㆍ시멘트ㆍ레미콘 등 건자재 제조업체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철강업체들는 전통적 건설비수기인 7ㆍ8월을 앞두고 있어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계속되는 불황과 최근 발표된 건설사 구조조정으로 수요가 계속 줄고 있다"며 "이 가운데 가장 심각한 상황을 겪고 있는 제품은 철근"이라고 밝혔다.
특히 철강업체 가운데 냉연기업들의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들 업체의 판매물량 가운데 건자재 시장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현재 냉연 업체들은 감산 가능성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례없는 건설경기 침체로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시멘트 업체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적자가 누적되면서 단가 인상에 나서려고 했으나, 이번 구조조정으로 이같은 시도가 사실상 무산됐다.
이제는 미수대금을 걱정할 처지에 놓였다. 동양시멘트 관계자는 "상당수의 시멘트 업체들 "부실채권이 쌓이면서 영업을 통한 판매보다는 채권 회수에 주력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1~4월 서울ㆍ경기 지역 출하량이 전년동기대비 15%(1369만㎥→1167만㎥) 가량 줄어든 레미콘 업체들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 레미콘사들은 경기부진과 건설사 구조조정 등으로 과도한 부실채권을 안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업체들의 경우 누적적자로 도산위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앞으로의 상황이다. 이번 구조조정이 침체된 건설업을 반전시킬 수 있다면 건자재 제조업체들도 한시름 놓을 수 있다. 하지만 그 효과가 미비하다면 불황은 상당 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안타깝게도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이 작년 말 기준으로 100조원이 넘는 상황에서 비교적 규모가 작은 건설사들만 포함된 이번 구조조정으로는 침체된 건설 시장을 반전시킬 수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박영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100대 건설사 가운데 구조조정 명단에 포함된 업체는 10%도 안 되는 만큼 업황 전반의 개선을 기대하기에는 구조조정 강도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정부가 건설경기 부양을 위해 정책적인 변화를 선택하지 않는 한 건자재 제조업체들의 고전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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