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법인 연결 당기순이익 급증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회장
(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해외시장에서도 '미래에셋 신드롬'을 재현할 기세다.
과감한 선제투자로 초기에 줄줄이 적자를 냈던 해외법인이 속속 흑자로 돌아서면서 국내시장 부진을 보완할 만큼 급성장한 것으로 확인돼 주목된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9 회계연도 미래에셋증권 당기순이익은 국내실적을 주로 반영한 개별재무제표 기준으로 전년대비 52.87% 감소한 1261억2600만원에 불과했다.
매출에 해당하는 영업수익만 전년대비 41.88% 늘어난 2조647억원에 달했을 뿐 영업이익도 48.14% 줄어든 1918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해외법인 실적을 합친 연결재무제표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2009 회계연도 연결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29.14% 증가한 1673억2900만원에 달했다. 이번 개별 당기순이익과 비교해도 32.66% 많은 규모이다.
가장 먼저 공을 들여 온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이 영업이익 366억3500만원으로 전년 636억4300만원 영업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다만 진출 초기인 미국ㆍ영국ㆍ중국법인이 적자를 지속했으나 브라질법인과 베트남법인은 흑자로 돌아서는 데 성공했다.
박 회장이 금융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서 해외시장 선점에 전념했던 게 주효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국내 주식ㆍ펀드시장 위축으로 경쟁사가 긴축경영에 나설 때 미래에셋금융그룹은 과감한 해외시장 개척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회사 전체 수익 가운데 절반을 해외시장에서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경영목표를 세웠다. 해외 거점별 증권ㆍ운용사를 묶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아시아 자본시장 허브인 홍콩을 중심으로 세계적 투자은행(IB)과 경쟁하면서 선진 자산관리 노하우와 운용 기법을 축적할 수 있었다"며 "가장 먼저 진출한 홍콩법인이 작년부터 가시적 성과를 내면서 내수부진을 상당 부분 만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외 거점별 리서치센터를 설립하면서 영업조직도 대대적으로 확충하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면서 금융수출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쟁사 대부분이 해외시장에 주목하지 않았던 2003년 미래에셋금융그룹은 홍콩에 가장 먼저 운용사를 설립했다. 2007년에는 증권사도 나란히 진출했다. 현재는 홍콩에 이어 미국, 중국, 영국, 브라질, 베트남에도 현지법인을 세워 해외 금융 요충지를 모두 망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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