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참여정부의 핵심 정책으로 추진돼온 현신도시와 기업도시 개발사업이 답보상태에 빠졌다. MB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사업 핵심인 '4대강 사업'도 하반기 제 속도를 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에 택지를 매입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세종시 수정안이 최종 부결된다 하더라도 앞으로 또 어떻게 바뀔지 장담할 수 없어 사업추진이 어렵다"며 "이는 지방부동산 경기를 더 침체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ㆍ혁신ㆍ기업도시 '제자리 걸음'
세종시가 계획대로 진행됐다면 올 하반기에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시행하는 '첫 마을'에 아파트 입주가 진행돼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시작도 못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세종시 수정 방침이 나오면서 주요 공사는 중단된 상태다. 원안에서 1-1구역에 들어서기로 했던 국무총리실 청사는 수정안에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본부로 바뀌어 28일 현재 27.28%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국토해양부 등 경제부처가 입주할 1-2구역은 지난해 착공 예정이었지만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혁신도시도 세종시 논란과 함께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하다. 현재 혁신도시사업 진행상황을 보면 올해 4월 기준으로 보상률이 99.2%, 공사추진율은 30.7% 정도다. 현 정부는 세종시와 달리 혁신도시는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하고, 혁신도시로 이전키로한 공공기관 청사 31곳을 연내 착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전 대상 공기업 소유의 부동산 중 올해 매각 대상인 18건 가운데 매각이 진행 중이거나 완료된 곳은 4곳(전파연구소 용산ㆍ안양부지,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안양 부지, 품질관리단 용인 부지)이 전부다.
국토해양부는 오는 30일 로드쇼를 개최하고, 공기업이 보유한 사옥 등 부동산 매각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경기 침체로 매각이 순탄하게 이뤄질지 의문이다. 이 경우 2012년 완공 목표인 혁신도시내 공기업 청사 건립공사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균형발전 사업 중 가장 부진한 것은 기업도시다. 기업도시는 경기침체와 사업시행자의 경영난, 정부 지원 부족 등으로 사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돼 있다.
현재 사업계획이 나와 있는 6개 기업도시 가운데 지식기반형인 충주와 원주기업도시가 각각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의 참여로 각각 30%, 4%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나머지 무안, 무주, 태안, 해남ㆍ해남 등은 사업이 더딘 상태다.
◆정치싸움에 발목 잡힌 '지역균형발전정책'
지역균형발전을 앞세운 개발사업들이 부진한 것은 전 정부가 내놓은 사업에 대한 현 정부의 회의론, 전 정부에 대한 불신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세종시의 경우 정부 중앙 핵심기관이 분산될 경우 경제적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혁신도시의 경우도 출발 당시부터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공기업 이전을 추진했던 외국 선진국은 국가경쟁력 저하라는 결과를 낳았고, 결국 대도시권 중심의 정비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현 정부 들어 전 정부의 대규모 사업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졌고, 정치권 대립으로 이어지면서 사업이 더 큰 난관에 봉착했다. 일부에서는 지방 부동산경기 침체, 부실을 우려한 금융권의 대형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제한 등도 지역균형발전 사업을 어렵게 만들었다.
실제로 민간기업들이 혁신ㆍ기업도시 인근에 부지를 대거 매입하고 중대형 아파트를 분양한 이유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사업들이 제대로 진행될 경우 입주수요가 대거 늘 것으로 분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믿음이 불신으로 변하면서 대량 미분양 사태가 발생했다.
건설업계와 전문가들은 "지역균형발전 사업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차질없는 추진에 대한 정부의 의지, 세종시 수정안에 내놨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전 기업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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