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심재진 기자) 지난주 발표된 3차 구조조정안에도 은행업종의 주가는 안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대손충당금 부담이 우려보다 적은데다 구조조정안으로 은행들의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평가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과 관련한 건설사 등 관련기업의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한 반면, 채권은행 주가는 별다른 움직임 없이 소폭 상승 마감했다.
지난 25일 채권은행단은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 1985개 업체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를 완료하고 구조조정 대상업체 65개사를 선정했다. 업종별로는 대기업 45개사와 건설 16개사, 조선 3개사, 해운 1개사 등이 발표됐다.
◆ 증권가 "은행권 실제 충당금 1.5조 안팎"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들 65개 구조조정 대상 업체에 대한 금융권의 추가 충당금 적립 소요액은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은행권의 부담은 약 2조2000억원으로 예상됐다.
증권가는 상장된 은행의 실제 충당금 적립액은 1조5000억원 안팎의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조정 대상으로 편입된 기업의 일부는 이미 개별 은행 별로 건전성 하향에 따른 충당금 강화가 반영돼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재곤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권의 대손상각비는 작년 말 자기자본 대비로는 1.3%~1.8% 수준이며, 통상적인 충당금 전입액인 1조8000억원~2조원과의 중복 가능성도 있다"며 "상장은행의 추가 충당금 부담은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수준일 것이다"고 내다봤다.
◆ 건설사 신용위험 노출은 은행업종의 불확실성 제거
특히 금번 구조조정으로 노출된 건설사의 신용위험은 오히려 은행업종의 불확실성을 제거해 신뢰도를 개선시킬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2분기 실적은 대손비용이 반영돼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2분기 비용처리되는 금액이 적지 않아 은행권 실적은 크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상시적인 구조조정 진행이라는 관점에서는 충분히 긍정적이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건설업 등 일부 문제업종 외의 대손비용은 이미 금융위기 이전으로 줄어들었다"며 "이를 생각하면 금번 3차 신용위험평가가 은행업종에 대해 긍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도 "종목별로는 단기적으로 건설사 추가 충당금이 큰 우리금융과 KB금융의 주가수익률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최근 1개월 기준 수익률을 감안할 때 이러한 부분이 일부 선반영됐다고 판단하며, 2분기 실적시즌이 끝나면 KB금융을 중심으로 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저축은행 PF감독 강화 방안도 '긍정적'
구조조정에서 함께 발표된 저축은행의 PF감독 강화 방안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저축은행 발 은행권의 PF 연쇄부실이 증가할 가능성이 대폭 축소됐다는 평가다.
홍헌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구조조정기금과 캠코 저축은행의 부실PF 매입으로 저축은행의 실질 PF 익스포저는 12조5000억원에서 8조7000억원으로 30% 축소됐다"며 "저축은행 자체의 추가 충당금 적립이 이뤄지는 PF 1조원까지 감안하면 38%의 부실자산이 감축된 셈"이라고 말했다.
홍 연구원은 "앞으로의 건설경기에 따라 변동성은 있을 수 있지만 최소한 저축은행의 PF가 은행권 PF의 뇌관이 될 가능성은 금번 구조조정으로 대폭 축소됐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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