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악의 세계적 해운불황에도 현대상선은 세계 해운업체 중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보인 바 있다. 현대상선은 세계 유수의 해운선사들보다 뛰어난 경영효율성을 보였다.
2008년 호황기 때 현대상선은 컨테이너선 부문 4.3%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해 세계 1위 해운업체인 덴마크 머스크(Maersk)의 3.4%보다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모든 선사가 시황 악화로 적자를 기록하던 지난해에도 대부분 선사들의 컨테이너 부문 영업손실률이 13.5%~27.8%에 달할 때, 현대상선은 -11.5%를 기록해 머스크의 -9.1% 다음으로 좋은 경영성적을 달성했다.
더구나 올해 1분기 조기 흑자전환하고, 2분기에는 최고 호황기였던 2008년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급속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대상으로 선정됐다는 데에 대해 현대상선은 유감을 표하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채권단이 해운시장의 특성상 글로벌 경쟁이 불가피한 점, 선박확보 시 자연스럽게 발생되는 차입구조로 부채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해운산업의 특성을 무시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어 "현대상선의 유동성이 충분한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번 채권단의 조치는 회복세에 있는 해운산업의 경쟁력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황과 불황이 주기적으로 변동하는 해운경기가 지난해 바닥을 찍고 올 들어 완전히 '업 사이클(Up Cycle)'로 들어선 초기 단계에 채권단이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로 손발을 묶는다면, 선박가격이 최저점인 지금 선박확보를 통한 투자확대, 영업 강화 등을 위한 최적의 호기를 놓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기업의 대외신인도 하락, 국내외 고객 및 투자자의 이탈, 기업 브랜드가치에 타격을 입는 등 부정적 영향으로 현재의 실적 개선세마저 해치고, 더 나아가 국가 중추 기간산업인 해운산업 전체의 부실과 국제경쟁력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현재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심사를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며 주채권은행을 변경해 새로운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 심사를 다시 받겠다는 것이 현대그룹 입장이다고 밝혔다.
특히 외환은행에 대해서 앞으로 대출금을 갚아 거래관계가 소멸돼 주채권은행으로서의 자격이 상실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외환은행이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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