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연 한국전통의학연구소 대표
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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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은 끊임없이 우리 몸의 구석구석까지 생명유지에 필요한 영양소와 에너지 등을 운반한다. 동시에 못쓰게 된 것은 폐나 신장으로 보내 배출시킨다.
따라서 혈액은 인체 내에서 가장 중요한 작용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현대를 사는 직장인들에게 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혈액은 대부분 더러워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피가 더러워지면 그것은 동맥경화나 고혈압의 원인이 된다. 또한 그것이 빌미가 돼 뇌출혈이나 협심증, 심근경색 등이 생기고 종국에는 사망으로까지 이르게 된다.
병의 근원을 일으키는 주범은 무엇보다 ‘스트레스’다. 이런 스트레스가 쌓이면 쌓일수록 혈액이 더러워진다. 그러므로 스트레스는 현대병, 성인병을 유발하는 방아쇠가 되고 있다.
의학적으로 보면 스트레스는 모든 질병이나 건강상태와 중요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고무줄을 예로 들어보면 아무런 힘도 가해지지 않은 상태로 책상 위에 놓여있는 고무줄은 아무 문제없어 보인다.
그런데 이 고무줄에 힘을 가해 잡아당기면 팽팽해진다. 고무줄을 잡아당기는 힘을 세게 하면 할수록 당연히 긴장은 증가한다.
그리고 고무줄의 늘어나는 능력이 한계에 달하면 줄은 끊어지고 만다. 스트레스는 바로 이와 같은 것이다.
하루 중 회사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인. 때문에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 역시 다른 곳보다 많을 수밖에 없다. 스트레스는 우울증 등 정신적 증상뿐 아니라 위염, 두통, 만성피로 등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어 위험하다.
스트레스 얘기를 좀 더 하자면 직장인들이 겪는 스트레스 증후군에는 몇 가지가 있다고 한다. 우선 자신의 의지와 달이 일에 매달리는 현상으로 ‘슈퍼직장인 증후군’이다.
여기에는 직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깔려 있어 일중독이나 완벽주의와는 다르다. 다음으로 직장인 10명 중 6명이 겪고 있다는 ‘만성피로 증후군’을 들 수 있다.
늘 웃어야 한다는 생각에 그것이 스트레스가 돼 겉으론 웃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오히려 더 우울해지는 ‘가면 우울증’도 있다. 주로 서비스 직종에서 많이 나타난다.
이밖에 사회 초년병들이 겪는 것으로, 좁은 취업문을 뚫고 당당히 직장인이 됐지만 막상 들어와 보니 일이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는 ‘사춘기 증후군’이 있다.
이들 증후군은 직장인이라면 한번쯤 겪어봤을 증상으로, 학술적인 용어는 아니다. 경우에 따라선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직장인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증상들이다.
잘 알다시피 규칙적인 생활과 고른 영양섭취, 스트레칭 등 유산소 운동으로 몸에 활기를 주고 숙면을 취하면 된다. 또한 스트레스 받는 상황에서 사물의 긍정적인 면을 보려 노력하고 지나치게 높은 목표보다는 쉽게 도달할 목표를 택해 성취감을 느끼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하나 강조하자면 식사의 기본은 먹고 싶을 때 먹는 것이다. 폭음이나 폭식이 될 경우, 혈액은 점점 더러워지고 성인병으로 발전한다. 바쁜 직장생활의 와중에서 먹고 싶을 때 먹는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게다.
그렇다 해도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있을 때, 과중한 업무량에 시달릴 때는 가급적 먹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음식을 먹을 때는 즐겁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잠자기 전에 많이 먹는 것은 피하고 이왕이면 음식을 귀하고 즐겁게, 그러나 가볍게 들자. 몸과 마음은 하나다. ‘병은 마음에서 온다’고 옛 사람들이 일컬어 왔던 것은 근거 없는 말이 아니다.
몸의 상태는 정신에 영향을 미치고 정신의 상태는 몸에 영향을 미친다. 육체적인 면에서의 스트레스를 추방하려면 무리를 하지 말고 과로하지 않아야 한다.
육체적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면 정신적인 부담도 훨씬 가벼워진다. 심신양면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일이야말로 직장인에게 가장 필요한 지혜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