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을 보면서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팀이 실점 위기를 극복하면 반드시 우리팀에게도 기회는 온다. 반면 우리가 좋은 기회를 잡았다 놓치면 또 다시 위기가 온다. 마찬가지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면 분명히 좋은 기회를 맞았을 것이고, 제대로 구조조정과 제도개선을 했다면 좋은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이번의 글로벌 금융위기도 잘 극복하면 우리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제 금융질서가 개편되는 과정에서 우리가 수준을 높이고 좋은 포지션을 가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돌아보면 금융위기가 발생된 단초는 헤지펀드가 금융위기의 원인이 아니냐는 말도 있는데 실질적으로는 미국의 이자율 등의 정책으로 부동산 버블을 너무 향유한 탓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실컷 즐겨 미국을 괴롭히고 왜 중국을 비난하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우리도 이 기회를 통해 제도를 개선하는 계기로 삼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우리는 외국과 비교할 때 사모펀드가 굉장히 뒤처져 있는 상황이다. 이번 기회에 우리가 사모펀드 제도를 확실하게 개선하고 세계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 보자는 의미에서 이번 강의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사모펀드의 개념적 측면은 쉽게 말해, 소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몇 개의 특정 종목에 집중투자하는 투자신탁회사의 주식형 펀드이다. 미국에서 연봉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은 매년 1조5000억원에서 2조5000억원 사이를 받는다. 이는 사모펀드의 성과급을 받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런 것들을 못하도록 제도적으로 차단해 왔다. 그러나 사모펀드는 투자자들에게 많은 돈을 돌려주고 시장의 유동성을 높여준다. 유럽시장의 부실채권 80%를 헤지펀드와 사모펀드가 소유하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우리가 사모펀드를 못하는 이유는 정서적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이 자본주의를 하면서 가장 사회주의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 있다. 부자가 돈 벌게 한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할 수 있다. 또 헤지펀드가 외환시장에서 충격을 준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거부감도 있다.
헤지펀드의 긍정적 측면은 확실하지만 부정적 측면은 크게 염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외국이 대포를 가지고 장사하는데 우리가 소총으로 장사한다면 금융시장에서 불리한 점이 많다는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 해외 제도는 크게 나라별로 상이한 제도를 가지고 있다. 헤지펀드에 대한 국제적 시각은 헤지펀드의 위험성을 들어 반대를 하는 것이지만 국내는 사모퍼드와 관련해 아주 다양한 사업이 얽혀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헤지펀드를 포함한 사모펀드의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 또 국내 금융산업과 외국 금융산업간의 규제차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선진국형 사모펀드 제도 도입을 신중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또 사모펀드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대기업집단의 사모펀드 제도 남용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대기업들은 사모펀드 제도를 이용해 문어발식 기업확장 또는 기업지배구조의 왜곡을 기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자본시장법상으로도 집합투자업자의 계열회사 발행 증권에 대한 취득한도 제한, 사모투자전문회사의 소속 대기업집단의 계열회사 발행 주식에 대한 투자 금지 등을 규정하고 있지만 이러한 제한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따라서 대기업집단의 사모펀드를 이용한 부당지원과 법상∙사실상의 영향력 행사를 통한 기업지배 등의 경우 공정거래법을 적용해 제어가 가능토록 하는 한편 공정거래 규제당국의 보다 엄정한 법운용 및 집행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
또 사모펀드에 대한 과다하고 복잡한 국내의 규제체계를 보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체계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 국내의 경우 자본시장법과 기타 법률에 의거해 사모펀드의 설립이 법제적으로 허용되어 있지만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가 외국에 비해 과다하고, 리스크가 높은 분야에 자금 공급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 측면이 있다.
끝으로 헤지펀드와 PEF 등이 모두 전통적인 투자자산과는 위험구조가 다르다. 이 같은 의미에서 대체자산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은 대체로 인정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모펀드의 금융시장 효율성 증대효과도 최소한 그 반대되는 증거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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