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먼저 기존 경제개발 지원에 대한 반성을 해야한다.
지금까지 개발도상국의 경제개발이 계속 이루어지는 것이 세계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는 인식이 부족했다.
따라서 지금까지 추진된 경제개발 지원은 개발도상국 경제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는 '경제개발정책'이라기보다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사회복지정책'의 성격을 띄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원조가 개발도상국의 저개발 고착화를 가져온다는 인식이 고조되고 있으며 일부 개발협력 학자들은 원조무용론을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개발도상국의 입장에서는 개발 문제를 논의할 만한 국제기구의 부재하므로 개발협력이라는 문제를 공여자와 수혜자들이 함께 논의하는 장으로서 새로운 국제기구가 필요하다.
이 같은 전제 하에서 우리가 모색해야할 경제개발의 새로운 방향은 다음과 같다.
우선 경제개발을 세계경제 운영의 중요한 의제로 부각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중국 등의 경제회복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듯이 개발도상국들이 본격적인 경제개발에 참여하게 되면 세계경제의 지속적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는 인식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국제금융 문제, 국제무역질서 유지 문제와 비슷한 수준의 문제라는 인식이 제고되야 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경제개발 문제를 논의할 전문 국제기구의 창설도 절실하다. 개발도상국의 입장에서는 원조 공여국과 함께 세계경제 전체 차원에서, 혹은 각 지역별 차원에서 경제개발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지게 하기 위한 과제들을 논의할 국제기구가 반드시 창설되야 한다.
이를 위해 마셜플랜의 집행을 위해 창설했던 OEEC (OECD의 전신)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 같은 사안은 세계경제의 가버넌스 기구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G20에서 다룰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경제개발의 경험 전수도 중요한 과제다. '생선을 주기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옳다'는 교훈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개발도상국이 안고 있는 경제개발 정책 기획 능력의 부족 문제를 경제개발에 성공한 나라들이 제공할 필요가 있다. 특히 경제개발 정책의 원칙만 전수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그 구체적 과제들을 실질적인 경제개발 사업으로 연결시켜 주는 데까지 지원해 주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이 같은 경제개발의 새로운 모색에서 우리 나라의 역할은 그 어느때보다 필수적이다. 우리 나라는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바뀐 만큼 수혜국과 공여국의 이해 관계를 모두 이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슷한 저개발 국가에서 단기간에 경제개발을 이루어 선진국 문턱까지 올라선 경험을 전수하는 역할을 담당하기 좋은 입장이다. 특히 전통적인 1차 산업 의존형 경제에서 산업국가로 발돋움한 경험은 대부분의 저개발 개발도상국에 적용 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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