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프랑스 월드컵 축구팀의 내분이 국가적 분열 수준으로 번지고 있다.
프랑스 대표팀은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남아공에 1대2로 패하면서 1무2패로 16강 진출에 탈락했다.
이에 따라 정치인들과 언론, 일반인 모두 대표팀의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이들은 축구팀 내분의 뿌리가 오늘날 프랑스 사회가 안고 있는 좌파와 우파 논란과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좌파는 대표팀이 오만한 사르코지 정부를 닮았다며, 팀 보다 자신의 연봉을 생각하는 이기주의, 협동하지 않는 개인주의 등을 문제 삼고 나섰다. 한 논객은 "축구 대표팀이 사르코지 스타일의 교만, 허세, 모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파는 대표팀이 '애국심이 부족한 소수민족', '저속하고 교양없는'이민자 출신으로 구성됐다는 점에 문제를 제기한다. 한 우파 철학자는 "대표팀은 민족·종교로 분열돼 있는 건달 집단이며, 도덕성은 마피아와 다를 바 없다. 축구팀은 프랑스에 대해 전혀 상관하지 않는 이들로 구성돼 있다"고 혹독하게 비난했다.
하지만 이번 대표팀에 대한 비난은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우승 당시와는 완전히 상반된 것이다. 당시는 우승한 뒤 팀의 구성에 대해 정반대의 찬사가 주를 이뤘다. 당시 축구팀은 black(흑인계), blond(백인계), buerre(아랍계)의 이상적인 사회 통합을 이뤘다는 상징적인 존재로 통용될 정도였다.
한편 프랑스의 16강 탈락에 대해 아일랜드 언론은 '사필귀정'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일랜드는 지난해 11월 유럽지역예선 플레이오프에서 영국과 붙었지만, 심판이 앙리의 '손 어시스트'를 잡아내지 못해 윌리암 갈라스(아스널)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1차전 프랑스 홈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던 프랑스는 2차전 원정 경기에서 0-1로 져 연장에 들어갔지만 이 동점골 때문에 결국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한편 아이리시 이그재미너는 이번 월드컵 16강에서 프랑스가 탈락한 것에 대해 "정당한 결과"라며 "프랑스의 탈락으로 프랑스의 희극도 막을 끝났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프랑스 대표팀의 애칭 '뢰블레(Les Bleus)'를 '거품(les boules)'으로 깎아내리기도 했다.
아이리시 인디펜던트 역시 '다음에 봅시다(Au revoir)'라는 프랑스 어로 제목을 뽑고 "고소해 해서 미안하지만 부정한 방법으로 우리를 꺾고 남아공에 간 프랑스가 완벽한 굴욕 속에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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