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정부가 이르면 다음주 중 천안함 사건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할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본격적인 대북제재 신호탄이 올려진 셈이다. 정부는 특히 미국, 일본과의 적극적 공조를 통해 이번 사건을 해결할 방침이어서 남북관계는 더욱 경색될 전망이다.
◆靑, 천안함 문제 안보리 회부 시동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어제 한∙미∙일 3자회동에서 천안함 문제를 안보리에 회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며 “최대한 중국을 상대로 설득노력을 기울인 뒤 이르면 다음 주 중 천안함 사건을 안보리에 제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선 외교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시기에 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면서도 “가능한 조속한 시일 내에 안보리 회부 절차가 이뤄져야 된다는 기본 인식은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를 위해 주유엔대표부 대사 명의로 유엔 안보리 의장(멕시코 대표)에게 서한을 발송하는 방식으로 안보리 회부절차를 개시할 방침이다.
서한은 ‘천안함 사태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요한 문제인 만큼 안보리가 이 문제를 고려해 달라’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이지만 구체적인 대응 수위는 언급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구체적인 회부 시기를 한중 정상회담과 한일중 정상회의 이후 정할 방침이다. 잇단 회담을 통해 한반도 주변국들의 대응태도를 면밀히 관찰한 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청와대 김은혜 대변인은 이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은 내일 원자바오 중국총리와 회담에서 천안함 사태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일, 대북제재안 내용은
정부는 특히 이번 사건이 국제평화와 안전을 저해하는 중대 사안이라는 점에서 미국, 일본과의 적극적 공조를 통해 법적 구속력이 있는 대북 결의안(resolution) 채택을 추진키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미일은 26일 오전 차관보급 3자회동을 통해 북한의 무력 도발이 유엔헌장 위반이자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에 중대한 위협이라는 점에서 대북 결의안 채택을 추진키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다만 새로운 추가 제재조치를 담은 결의안 채택을 추진할지, 아니면 기존의 안보리 결의인 1718∙1874호의 이행을 강화하는 내용의 결의안 채택을 추진할지를 놓고는 관련국간 협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관련국과의 사전 협의를 통해 매끄럽게 일을 진행할 것”이라며 “안보리 회부 전까지 상임이사국들과 주요 비상임이사국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설득작업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北에 우회적으로 진상규명 촉구
이같이 한미일이 대북제재를 위한 3각공조 체제를 가동한 가운데, 신중한 입장이던 중국의 미묘한 입장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발행하는 환구시보는 지난 26일 사설에서 “북한이 천안함 사건 조사결과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진실 규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환구시보가 중국 공산당 기관지라는 점에서 중국이 언론을 통해 우회적으로 북한에 진상규명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천안함 진상조사 결과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며 북한을 옹호했던 중국으로서도 한국과 미국, 영국, 스웨덴 등이 참여한 국제적 조사결과를 계속 외면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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