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보다 유럽 리스크가 더 크다"

2010-05-2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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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리스크' 전문가 진단

(경제팀) '북한 리스크'가 우리 경제의 뚜렷한 회복세에 악재로 떠올랐다. 남유럽발 재정위기와 맞물려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4일 남북 교역과 교류를 중단한다는 내용의 천안함 사태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다음날 원ㆍ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270원대까지 급증했다. 코스피지수도 1540선까지 밀렸다.

그럼에도 경제전문가들은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ㆍ단기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에 북한 리스크는 새로운 변수가 아닌 만큼 실물경제의 불안요인은 아니라는 것.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대한민국 건국 이래 대북 리스크는 언제든 있어 왔고, 천안함 사태가 발생한 지도 두 달이 되어 간다"며 "대통령 담화 내용도 예상 가능한 것이어서 시장에 새로운 충격을 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현정택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대북 무역 측면에서는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면서 "북한이 지금처럼 단순히 보이스만 냈을 때는 국내외에 미치는 심각한 타격은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북 교역량이 국내총생산(GDP)의 0.2%에 불과하다는 점도 내세웠다. 또 이번 사태가 지정학적 리스크를 부각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은 "북한 리스크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살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한반도에서의 전쟁 발발 여부"라며 "북한은 전쟁을 할 능력이 없고, 우리 정부가 충분한 전쟁 억지력을 가지고 있다는 시장의 믿음도 커졌다"고 강조했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남북한이 서로 비방만 하면서 앞으로 상당히 오랫동안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지게 되겠지만 시장은 거기에 적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찬국 충남대 경상대학 교수는 "이번 일로 지정학적 위험이 뚜렷하게 부각된 것으로 본다"면서도 "우리 쪽에서 확실한 입장을 표명한 지금은 상황이 나빠진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우리 입장이 명확해져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우리 금융시장은 북한 리스크가 불거질 때마다 어쩔 수 없이 큰 영향을 받았었다. 하지만 이제는 국제 금융환경 등에서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정부 역시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가 우리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예상했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빠른 경제회복세와 양호한 재정건전성, 경상수지 흑자기조, 충분한 외환보유액 등을 고려해봤을 때 시장 변동성과 외부 영향에 대한 우리 경제의 흡수 능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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