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첫 개인전 여는 설치조각의 장인들

2010-05-2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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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셸 오또니엘 & 자비에 베이앙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음악과 제 작품은 닮은 점이 많아요. 목걸이 형상 작품은 제가 드로잉을 하지만 작업 과정에서 유리 세공 장인들과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공유해 작품을 보완해 나가죠. 소통을 통해 작품을 완성한다는 점에서 저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와도 같아요."

설치미술의 대가 장미셸 오또니엘(Jean-Michel Othoniel)은 마치 거대한 구슬을 엮어 만든 목걸이 형상의 작품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서울 삼청동 국제갤러리에서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장미셸 오또니엘(Jean-Michel Othoniel) (사진 제공 : 국제갤러리)
커다란 유리구슬을 하나하나 엮어 마치 거대한 장신구처럼 보이는 그의 작품들은 이태리 무라노 유리공방과의 협업을 통해 보다 정교하게 태어났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유리'라는 재료가 지니는 물질성에 대한 오랜 연구와 실험을 기반으로 완성됐다.

"유리 세공 장인들은 보통 15년 정도의 경력이 있어야 유리를 불 수 있다고 해요. 설치미술의 경우 재료를 만드는 장인들과 수시로 상의해가면서 작업을 해야 원하는 작품을 얻을 수 있죠."

이것은 오또니엘이 공공미술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와 직결된다. 실제로 그는 프랑스 전역의 공공장소에 작품을 설치하기도 했다.

"공공미술의 매력은 공공장소에서 대중들과 함께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재료의 컬러도 대중들이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해 직접적으로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한편 자비에 베이앙(Xavier Veilhan) 역시 공공미술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해 베르사이유 궁전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현재 몬트리올 현대 미술관과 퐁피투센터 등 유수의 기관들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그는 '유령(ghost)'에 집중한다. 그가 말하는 유령이란 '신체적인 존재감'을 의미한다. 마치 옆에 누군가 서 있는 것만 같는 느낌을 통칭한다. 유령은 그의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테마다.

"유령이란 비물질화된 인물이 현존하는 실제를 뜻합니다. 전시장에 들어왔을때 어두운 조명 아래 왠지 누가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면 제 의도가 잘 전달된 것이죠. 방문객의 현존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겁니다. 저는 이미지나 작품을 만드는 것보다는 이처럼 전시 자체를 디자인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자비에 베이앙(Xavier Veilhan)은 기계적인 측정방법으로 실존적 의미를 담아낸다. (사진 제공 : 국제갤러리)

그는 일일이 수작업으로 소재를 깎거나 다듬지 않고 '3차원 스캐닝'이라는 기계적인 측정방법을 이용해 조각한다. 이렇게 제작된 작품은 실존적가치와 감춰진 의미를 담아낸다는 이중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기계적 측정방법을 사용하면 인물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가장 객관적인 방법으로 작품을 뽑아낼 수 있죠. 폴리우레탄이나 풀리스틸렌 등이 주 재료입니다. 모델들은 대부분 저의 지인들이고요."

마지막으로 그는 예술이란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개념적-구상적, 두뇌적-신체적인 것처럼 연속성을 띄는 것들의 경계를 이해하는 것이 제 작품활동의 목적입니다. 이처럼 복잡하고 어려운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 예술이죠."  

서울 삼청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이들의 개인전은 다음달 26일까지 계속된다. 문의 02-735-8449.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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