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죄어 압박···북한 3억달러 피해

2010-05-24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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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 반입 제재땐 효과 더 커···영유아 인도적 지원은 유지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결국 정부가 24일 개성공단을 제외한 대(對)북 경협·교역 전면 중단 카드를 내놨다. 돈 줄을 죄어 북측을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담화를 통해 북측이 “천안함을 침몰시키고 고귀한 우리 젊은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이 상황에서 더 이상의 교류·협력은 무의미한 일”이라며 남북간 교역과 교류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군의 소행으로 드러난 천안함 침몰사태에 대해 정부가 최근 공언해온 대북조치의 일환으로 개성공단을 제외한 대북 교역·위탁가공 업체들의 대북 사업은 물론 정부 각 부처차원의 대북 사업도 전면 중단된다.

이에 따른 북한 경제의 상당한 고통과 위협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개성공단 사업을 제외한 대북 일반교역 반입(수입)규모는 2억4519만 달러다. 이중 통관 및 하역비용, 선박운임, 중개수수료 등을 뺀 액수가 북측에 물건값으로 제공됐다.

지난해 원자재나 반제품을 북측에 보내 현지에서 완제품을 만드는 위탁가공 교역 규모는 2억5404만 달러(반입한 생산품 금액 기준)다. 위탁가공 대가로 북측에 들어가는 노임 등은 그중 10~15%(2500만~3800만 달러) 정도로 추산된다.

이번 조치로 북측이 볼 피해액이 적어도 2억5000달러에서 3억 달러 정도 된다는 것.

특히 북한 군부의 수입원으로 알려진 수산물 반입 및 모래 채취 등이 중단되면서 대북 압박 효과를 높일 전망이다.

연간 60억원 규모의 정부 관계부처 자체 대북사업도 존폐 위기에 처할 상황에 까지 놓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개성공단에 대해서도 “그 특수성도 감안해 검토하겠다”고 한 데 따른 것이다.

개성공단 120여개 입주기업에서 일하는 북측 근로자(4만명 기준) 임금 및 사회보험료로 1년에 약 5000만 달러가 제공된다.

2008년 기준 전체 남북교역액 18억2037만 달러 중 사회문화 협력 등 비상업적 거래를 제외한 상업적 거래가 전체의 94%를 차지해 이 또한 대북 압박 효과가 클 전망이다.

남북 교역·경협 중단으로 상당수 북측 주민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여 이 역시 북측으로서는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교역 및 위탁가공에 종사하는 북측 주민이 개성공단 정도의 임금을 받는다면 약 4만명 정도의 고용감소가, 그보다 더 적은 임금을 받으면 더 많은 고용감소가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남북 교역 및 위탁가공 중단으로 북측의 달러 수입이 줄어들면서 중국 등을 통한 대외 구매력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물자부족을 겪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남북교역 총 규모는 2000년 4억2515만달러에서 2007년 17억9790만달러, 2008년 18억2037만달러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다 지난해 16억7908만달러로 소폭 줄었다.

대북 신규투자가 금지되는 가운데 개성공단을 제외한 대북투자는 총 55건으로, 이 가운데 북측의 열악한 투자환경 등으로 현재 사업이 진행 중인 것은 10여 건에 불과한 상태다.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원을 결정한 대북 옥수수 1만t 지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는 북한 영유아에 대한 지원은 유지할 것이라고 밝혀다. 정부는 북한 영유아 지원을 위해 세계보건기구(WHO)에 1300만달러를 지원했고, 이 사업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남북경협 관련 민간단체인 남북포럼은 천안함 사건에 대한 정부의 대북조치와 관련, "남북교역 전면중단 시 북한은 연간 3억7000만 달러의 손실을 보고 근로자 8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우리 측의 피해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대북 위탁교역을 하는 업체는 200여개로 이발 교역 업체는 580여개에 달한다.

특히 이들 가운데 남북 경협보험과 교역보험에 든 업체는 각각 2개사와 3개사에 불과해 교역중단에 따른 피해에 사실상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의 보상 대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주로 보험에 들지 않은 입주업체들에 대한 보상이 골자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교역 중단으로 수산물을 비롯해 북한 물자 반입이 금지되면서 국내 물가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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