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담화에 시민사회 `환영·우려'

2010-05-2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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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종원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대북 자위권 즉각 발동, 북한측의 재발방지 약속 및 사과 촉구 등을 골자로 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자 시민사회의 반응은 다양하게 나왔다.

보수 진영에서는 "북한의 책임을 당당하게 추궁한 담화였다"고 환영했다.
하지만 진보 계열에서는 이번 담화가 남북 간 갈등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북측의 책임을 추구한 대통령 담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남북간의 지나친 대결구도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봉태홍 라이트코리아대표는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여러 설이 난무했는데 이 대통령의 담화문을 통해 그동안 모든 국민의 불안과 의혹을 불식했다"고 평가했다.

또 "북한의 도발에 대한 강력한 책임 추궁과 경고를 담아 우리의 안보태세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가 들어 있다. 과거 정권이 북한에 끌려가는 것과는 달리 북한에 당당히 경고하고 변화를 촉구한 담화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보 계열로 분류되는 참여연대 이태호 협동사무처장은 "군사 조치 강화하면 우리 정부 처지에서 선제공격 등이 나오고 NLL(북방한계선) 갈등을 고조시킬 수 있다. 이에 북한은 더 비대칭적인 방식으로 우위를 확보하려 할 것이다. 위기관리 요소가 줄어들고 갈등과 불확실성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여야가 정부 조사를 토대로 깊이 있는 검토를 해야 한다. 그 뒤에 경제 제재 등을 발표하거나 국방 관련 대응책 내놓아야 하는데 (오늘 발표는) 섣부르다"고 했다.

시민 사이에서도 이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단호한 태도 표명에 적절했다는 의견과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반응이 섞여 나왔다.

회사원 최신영(28)씨는 "조사 결과에 시민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지만 북한의 소행이 사실이라면 강력한 조치를 하는 게 맞다. 정부의 조치에 군사 행동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회사원 임모(30)씨는 "천안함 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많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자위권 발동 등 강력한 언사가 포함된 대국민 담화를 보고 놀랐다"며 "극단적인 대결로만 치닫는 것 같아 더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주부 박주연(56)씨는 "우리 장병이 희생된 만큼 북한에 꼭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지나치게 북한을 압박하면 극단적인 일을 벌이지 않을지 걱정된다. 전쟁 같은 최악의 사태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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