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국내 은행들이 거대 경제권 성장이 기대되는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신한·하나·기업·산업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등 대형 이머징 마켓으로 적극 진출하고 있다.
이들 은행들은 현지 은행을 직접 인수하거나 법인 및 지점을 세우는 등의 방법으로 진출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인도에 지점을 보유한 신한은행은 지난주 인도 당국으로부터 벨로르 저점 설립을 승인 받았다.
벨로르 지점은 신한은행의 인도 3번째 지점으로, 이 지역에는 현대자동차 하청기업 150여개가 있다.
우리은행도 현재 인도 첸나이에 지점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인도 당국의 승인만을 기다리고 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도 올해 안에 뉴델리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국내 은행들은 지난해 한국과 인도 정부가 맺은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에 따라 올해부터 4년간 인도에 지점을 10개까지 설립할 수 있다.
다만 인도 당국이 아시아계 은행보다 영국 등 유럽계 은행에 호의적이라 국내 은행들은 영업 경쟁에서 다소 불리한 입장이다.
또 하나은행은 인도네시아의 중견 시중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하나은행의 현지법인과 합병시킨다는 구상이다.
인도네시아에는 현재 200여개의 시중은행이 난립해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 국적의 은행이 현지 은행을 100% 인수하는 게 어렵지 않다는 평가다.
신한금융지주도 인도네시아 현지 금융회사 인수나 법인 설립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은행들은 중국은 물론 베트남, 중앙아시아 등지에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중국 길림은행 지분 18.4%에 대한 취득신청을 냈으며 현재 중국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글로벌 기업투자은행(CIB)를 꿈꾸는 산업은행은 중앙아시아 진출을 위해 현지 시중은행 인수 기회를 엿보고 있다.
기업은행은 베트남 중앙은행과 현지 합작은행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투자비율을 50% 이상으로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기업은행은 베트남 하노이 사무소를, 하나은행은 베트남 호찌민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에 설립한 신한베트남은행의 2개 지점(하노이지점, 빈즈엉지점)을 올 하반기에 설치할 예정이다.
이들 지역은 자원이 풍부하고 인건비가 싸며, 경제 성장 가능성이 높아 국내 은행들의 진출여지가 충분하다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불거진 유럽발 위기 등을 고려해 은행들이 해외 진출을 조심스럽게 추진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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