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국내 기업들이 실적 개선폭을 대폭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었고, 순이익은 무려 7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2008년 하반기 본격화된 금융·경제위기 이전 수준의 수익성을 회복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관건은 2분기 기업 실적 개선이 지속될 지 여부.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 속도는 떨어질 수 있지만 실적 개선폭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분기 코스피 상장사 순이익 16조원…전년比 7배 이상 ↑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634개 사 중 비교가능한 573개사의 1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영업이익이 16조767억원으로 137.72% 증가했다.
매출액은 190조7182억원으로 11.26% 늘었고, 순이익은 16조6259억원으로 무려 718.29% 급증했다.
특히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매출액 영업이익률과 매출액 순이익률은 각각 8.43%, 8.72%로 전년 동기 대비 4.48%포인트, 7.53%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비해 부채비율은 지난해 1분기 보다 1.71%포인트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통신, 화학, 유통, 기계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지난해보다 한결 나아진 성적표를 내놨다.
금융업종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50% 증가한 것을 비롯해 현대·기아차가 포함된 운수장비 업종의 영업이익이 109%, 포스코가 포함된 철강금속 업종 영업이익이 440% 증가했다.
하이닉스가 속한 전기전자 업종은 지난해 1분기 4751억원 적자에서 올 1분기 8899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이번 집계가 국제회계기준(K-IFRS)을 적용한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전기,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28개 기업을 제외한 것을 고려한다면 실제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폭은 결과보다 더 크게 확대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실적 개선의 배경은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덕분으로 풀이되고 있다. 더불어 금융·외환시장의 안정과 함께 실물 경제 회복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지난달 27일 한국은행은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7.8%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2분기 실적 개선 속도 떨어져도 개선세 유지될 것"
관건은 2분기 이후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지 여부. 전문가들은 "속도는 1분기보다 떨어질 수 있지만 실적 증가세는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남유럽에서 촉발된 유럽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와 원·달러 환율 하락, 중국 긴축 가능성 등이 걸림돌로 작용할 순 있지만 방향을 틀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속도는 1분기보다 떨어질테지만 2분기에도 실적 개선세는 유지될 것이 분명하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1분기 실적 개선을 이끌었던 IT·자동차업종의 시황이 나쁘지 않다는 점이 이같은 전망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개선을 견인한 IT·자동차업종은 2분기 이후 꾸준히 실적 개선폭을 확대할 전망"이라며 "특히 경기 회복세를 타고 글로벌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3분기까지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최지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국내 500대 기업의 분기별 영업이익은 3분기까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5%, 올 1분기보단 0.9%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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