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약시리즈-17] "자원부국과 협상 구체화…동아시아도 관심을"

2010-05-1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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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FTA 전략은?

한국-콜롬비아 체결로 원유 등 자원확보 기대
정부, 적극적 홍보 필요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현재 우리나라는 캐나다ㆍ걸프협력회의(GCC)ㆍ멕시코ㆍ페루ㆍ호주ㆍ뉴질랜드ㆍ콜롬비아ㆍ터키 등 8개 경제권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국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공통점을 지닌다. 바로 하나같이 막대한 자원을 보유한 에너지 부국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석유와 석탄, 천연가스 등 부존자원이 빈약한 에너지 수입국으로서 치솟는 국제유가와 에너지 안보의 관계를 분리할 수 없다. 정부가 자원부국과의 FTA를 모색하는 것도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가 자원고갈에 부딪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중남미 자원의 보고로 알려진 콜롬비아와 FTA 협상을 시작하면서 이같은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 자원부국과의 FTA 체결

지난해 한국과 콜롬비아 간 연간 교역액은 12억3000만달러에 그쳤다. 대콜롬비아 수출이 10억9000만달러, 수입은 1억4000만달러로 양국 간 FTA 체결협상 개시는 이같은 점에서 안팎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더욱이 우리로서는 콜롬비아와의 FTA 체결로 얻을 수 있는 부수적 효과로 원유 등 자원 확보가 기대되고 있다. 콜롬비아는 중남미 6위의 원유매장량에 석탄 2위, 니켈은 세계 11위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다. 최근 유럽발 재정위기가 현실화하기 전까지만 해도 전 세계 경기회복 여파로 니켈, 알루미늄, 구리 등 비철금속 가격이 엄청나게 치솟는 등 원자재난을 겪은 우리로서는 전략적 가치가 매우 높은 편이다.

여기에 우리 정부는 우선 지난 2008년 7월부터 시작돼 현재 3차 협상이 진행 중인 GCC 6개국과 연내에 FTA 타결을 추진키로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오만, 바레인 등 세계 원유 보급지역인 이들과의 FTA 타결은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로서는 절박한 실정이다.

세계 최대 철광석 수출국인 호주ㆍ뉴질랜드 등 주요국과의 FTA 협상도 5월 한달 동안 연이어 열린다. 한ㆍ호주 FTA 5차 협상이 24~28일 캔버라에서 개최된다.

이번 협상에서 양측은 육류ㆍ낙농품ㆍ과실류의 관세 인하ㆍ철폐 시기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3월 열린 4차 협상에서 호주는 우리가 제시한 수정 양허안(개방계획서) 가운데 이들 품목의 개방 일정을 앞당겨줄 것을 요구했다.

유럽과 중동, 아시아를 연결하는 요충지인 형제의 나라 터키와도 지난 4월 앙카라에서 1차 FTA 협상을 시작했다. 터키와의 FTA는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터키가 차지하는 비중은 0.7%, 수입은 0.1%에 불과하다. 한ㆍ터키 FTA가 발효되면 우리나라의 경제협력 잠재력이 크게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 동아시아 FTA 전략도 관심 가져야

이처럼 정부가 자원부국과의 FTA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지역경제블록이 형성되지 못한 동아시아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이 나온다.

지난 4월 처음 열린 한ㆍ중ㆍ일 FTA 산ㆍ관ㆍ학 공동연구장에서 3국이 이같은 공감대를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회에 한국이 그동안 추진해온 노하우를 한껏 발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아울러 나오고 있다.

김진욱 외교통상부 FTA 정책기획과장은 "이제는 우리가 글로벌한 전략 속에서 재구성하는 수준이 됐다"며 "지엽적인 면에서는 세계 3대 경제권 중에서 미국, 유럽 등 두 곳과 FTA를 타결한 게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에서 중국과 일본을 상대로 우리가 유리한 입지에서 FTA 논의를 이끌어가는 입장이 됐다는 것.

◇ FTA 기업 활용도 제고에 나설때

그러나 이 시점에서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다른 나라보다 뒤늦게 FTA를 추진하면서 전 정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돼온 여파로 '피로증'이 관료사회에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장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은 "동시다발적 FTA 추진은 근본적으로 어불성설"이라면서 "이제는 한ㆍ미 FTA와 한ㆍEU FTA 체결로 인한 영향과 대책을 토대로 타 지역과의 협상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실제 정부에서도 이같은 지적에 일정 부분 동감하고 있다. FTA 피로증은 결과적으로 수혜를 누려야 할 기업들에 아직까지 그 혜택이 전파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신언주 기획재정부 FTA 국내대책본부 조사분석팀 과장은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일수록 FTA로 인한 혜택을 피부로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정부의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신 과장은 국세청에서 연말정산을 하는 프로그램 등이 전산화돼 매우 유용한 경험을 했다면서 이를 벤치마킹해 좋은 시스템 구축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비용과 수익 면에서 FTA로 인한 혜택을 측정할 경우 아직까지 미미한 수준"이라면서 "정부가 홍보와 교육을 보다 많이 할애해야 한다"고 말했다.

s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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