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유럽 우량국 펀드가 세계시장에서 사상 최대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남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로 돈이 몰리는 것이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10~14일 한 주 동안 유럽 투자 주식형펀드는 47억 달러 순유입을 기록했다. 반면 신흥지역펀드는 2주째 순유출을 나타냈다.
벨기에ㆍ이탈리아ㆍ스페인ㆍ핀란드ㆍ포르투갈 ETF가 순유출을 나타낸 반면 독일 ETF는 사상 최대인 60억 달러를 끌어모았다.
유럽이 이번 경제위기를 초래한 진앙지인 점을 감안하면 의외일 수도 있으나 증권가는 이를 저가매수(바겐헌팅)으로 풀이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로존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가를 중심으로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재정위기 당사국인 포르투칼ㆍ이탈리아ㆍ아일랜드ㆍ그리스ㆍ스페인(PIIGS)을 제외한 유럽 내 우량국가로 바겐헌팅이 제한되고 있다”고 말했다.
바겐헌팅은 기업가치보다 주가가 현저하게 떨어진 주식을 찾아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투자전략을 일컫는다.
이 여파로 신흥지역펀드가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장기화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김후정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중국펀드 약세는 꾸준히 제기돼 온 긴축 우려로 경제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든 탓”이라며 “브릭스 또한 작년에 지나치게 많은 자금이 들어온 영향”이라고 전했다.
일시적으로 자금이 이탈하고 있지만 곧 진정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재훈 연구원도 “신흥국 재정 건전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추가 유출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이탈은 오래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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